빅데이터·클라우드로 불공정거래 잡는다..금감원 '디지털 전환' 작업 착수

김정태 기자 승인 2021.01.19 11:39 의견 0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올해부터 국내 증시 등 금융 관련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분석해 불공정거래를 포착해 낼 수 있게 된다. 또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금융 소비자가 금융감독원에 모바일을 이용해 민원을 낼 수 있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감원은 18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디지털전환 로드맵을 확정하고 본격 추진키로 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되는 상장사 재무제표 주석사항이 표준화된 데이터 형태로 수집·분석·개방된다. [자료=금감원]

■ 감독업무 핵심시스템 개편 작업 시작..AI 기술도 활용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금융감독 디지털 전환 4대 목표 및 중점 선도과제'에 따르면 불공정거래조사시스템, 검사종합정보시스템 등 감독 핵심시스템의 개편 작업이 시작된다. 데이터 중심 감독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한 조치다. 더불어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금융감독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문서형태의 과거 사건기록물을 데이터화하고 대량의 매매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빅데이터 환경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나간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DART)을 통해 공시되는 상장사 재무제표 주석사항을 표준화된 데이터 형태로 수집·분석·개방하는 체계가 구축된다. 이를 통해 분식회계 식별 및 한계기업 선별 등의 감독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감원은 또 민원상담 내역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의 분석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이상징후를 포착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공공성과 파급력이 높은 금융감독 데이터에 대해서는 공개 범위를 점차 확대해 금융회사의 준법감시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게 된다.

금감원은 디지털 기반의 업무방식 혁신을 위해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해 단순·반복적인 감독행정업무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게 아니라 조직문화 중심의 변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혁신포럼(가칭)을 신설해 금융회사 및 디지털 산업 전문가와 함께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디지털 전환 전략을 보완하는 등 협업모델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러한 디지털전환 중점 선도과제를 추진해나가기 위해 정보화 예산을 60억원 규모로 책정했다.

올해부터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금융회사 감독 업무에 활용된다. [자료=금감원]

■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모바일 민원 시스템 가동"

모바일을 통해 민원을 손쉽게 신청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 창구를 직접 찾거나 인터넷을 이용해 금융 민원서류를 내고 있는데 모바일로도 민원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시스템 구축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4분기 모바일 민원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복잡해지고 있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감독 업무 전반의 디지털혁신을 도모하고 감독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4월 '금융감독 디지털 전환 TF'를 구성하고 임직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중점 선도과제를 마련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재택근무, 원격교육, 전자상거래 증가 등 산업 전반의 디지털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금융산업에서도 간편결제, 온라인 계좌개설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 증가와 금융의 플랫폼화 등으로 디지털혁신이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금융감독에서도 전문성을 제고하고 금융리스크 분석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감독기관은 디지털 감독혁신을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감독업무에 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섭테크(Supervisory Technology)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섭테크는 '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최신 기술을 활용해 금융감독 업무를 효율적·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법을 의미한다. 즉,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금융회사 감독 업무에 활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구체적으로 빅데이터 통합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금융 감독·검사·소비자보호·공시·조사·감리 등에 활용하거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해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섭테크처럼 금융업무에 최신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로는 ‘레그테크(RegTech)’와 ‘핀테크(FinTech)’도 있다.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금융규제 준수 관련 업무의 자동화·효율화를 뜻한다. 또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금융 서비스 관련 소프트웨어 제작이나 운용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적 과정을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디지털전환 중점 선도과제를 올해부터 착실히 추진해 금융감독의 디지털 전환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며 "신뢰받는 금융시장 조성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금감원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메신저 기반의 협업도구를 도입하고 '종이없는(페이퍼리스, Paperless)' 기반 문서 관리, 사내 챗봇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조직으로서의 역량강화를 위해 기존에 운영 중인 디지털 전략 상시협의체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 추진현황과 성과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회사와 디지털산업 전문가와 최신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혁신포럼(가칭)'을 신설해 디지털 전환전략을 보완하고 협업모델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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