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태양 쌍둥이 별?..공 모양 천체집단 '오르트 구름' 관측

이성주 기자 승인 2020.11.14 06:01 의견 0
태양계 외곽을 둘러싼 오르트 구름 위치도. (자료=NASA/JPL/Caltech)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오르트 구름(Oort cloud)은 태양계를 둘러싼 공 모양의 천체 집단을 가리킨다. 정확히는 먼지와 얼음이 태양계 가장 바깥쪽에서 둥근 띠 모양으로 결집되어 있는 거대한 집합소를 말한다.

천문학자들은 오르트 구름 일부가 태양계 안조그로 흘러들어온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서로 부딪혀 속도가 빨라지면 태양계 밖으로 나가는 흐름 또한 발견됐다.

최근 오르트 구름을 바탕으로 하버드대 천문학과 어비 로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태양의 쌍성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르트 구름이 태양의 쌍둥이 별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태양계 외곽에는 아홉번 째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됐다.

■ 오르트 구름의 형성 과정, 태양 쌍성 모델이 새로운 조각

태양계와 인근 항성계를 형성하고 남은 잔해가 흩어져 있는 오르트 구름의 형성 과정은 기존 모델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난제다. 하지만 연구팀은 태양의 쌍성 모델이 오르트 구름 형성 과정의 새로운 키(KEY)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태양과 같은 밀도를 가진 가스구름에서 형성된 별들이 모여있던 '별 형성 클러스터'(birth cluster)에서 태양이 짝별을 갖고 있었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아가 이 짝별의 존재가 태양계 바깥을 공 모양으로 둘러싼 천체 집단인 '오르트 구름'의 형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하버드대 학부생 아미르 시라즈는 "이전 모델은 오르트 구름의 천체와 산개된 원반 천체 간 비율을 산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쌍성 모델은 훨씬 더 정교하고 개선된 설명이 가능하게 한다. 이는 태양과 같은 항성들이 대부분 쌍성으로 탄생한다는 것과도 부합한다"고 이야기했다.

■ 지구의 생명체 기원까지..오르트 구름 연구의 중요성

연구팀은 오르트 구름이 짝별의 도움을 받아 형성된 것이라면 태양계 형성과 더 나아가 지구의 생명체 기원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고 밝혔다.

"쌍성계는 하나의 별을 가진 항성계보다 다른 천체를 붙잡아두는데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

로브 교수는 "오르트 구름이 현재 관측되고 있는 것과 같은 형태로 형성된 것이라면 사실상 태양이 별 형성 클러스터를 떠나기 전에 비슷한 질량의 짝별을 갖고 있다가 잃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또 오르트 구름의 천체가 지구에 물을 가져다주고 공룡 대멸종을 유발하는 등 지구의 생명체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어 오르트 구름의 형성 과정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을 꼭 필요한 과정으로 소개됐다.

물론 현재 관측 기술로는 오르트 구름이나 제9행성이 너무 멀리 있어 직접 관측하거나 평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칠레 북부에 건설 중인 구경 8.4m의 세계 최대 광시야 망원경인 '베라 C. 루빈 천문대'(VRO)가 가동되면 제9행성의 존재와 기원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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