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 '바이든 호재'..대선 공약에 친환경 전기차 대거 포함

부품·소재·충전소 등 인프라 확대 투자, 양질 일자리 100만개 창출 추진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1.10 01:00 의견 0
10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대선 공약 당시 친환경 전기차 인프라를 대거 구축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자료=조 바이든 후보 트위터)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제48대 대통령에 사실상 당선되자 그의 후보 시절 공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후보 시절 조 바이든은 '미국의 정신을 되찾자(Restore the soul of America)'는 구호를 내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을 대통령 취임 첫날까지 재가입할 것임을 밝혔기에 친환경차 관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3개사에 '바이든 호재' 바람이 불고 있다.

친환경차 관련 공약 가득 담긴 민주당 공약집 '눈길'

조 바이든 미국 대선 후보 공약집 (자료=바이든 후보 선거 캠프)

바이든 후보의 공약집을 살펴보면 바이든 후보는 미국 내 생산 재건을 위해 친환경 등 미래산업에 3000억달러의 R&D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며 온실가수 배출을 2035년까지 제로화 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와 함께 친환경차 관련 정책으로 가장 먼저 1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차 부품, 소재, 전기차 충전소 등 미국 내 친환경차 인프라 확대에 투자해 양질의 일자리를 100만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해 300만대 규모의 미국산 친환차를 정부조달할 계획도 공약에 포함시켰다. 연방정부, 주 및 지방정부, 미국우정청 등이 앞장서 친환경차를 도입해 친환경차 내수 수요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더해 바이든 후보는 전기차 충전소를 미국 전역에 걸쳐 50만개 구축하고, 2030년까지 배출가스가 없는 친환경 버스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목표가 시행된다면 2030년부터 미국 내 약 50만개 학교통학버스가 친환경 버스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친환경 상용차 부문에서 수소전기버스에 힘을 쏟고 있지만 바이든의 공약을 살펴보면 친환경 버스는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방위적인 전기차 보급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바이든 후보는기존 ‘전기차 인프라 트레이닝 프로그램(Electric Vehicle Infrastructure Training Program)’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와 관련된 전문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제조 3개사, 美 전기차 보급 최대 수혜 기대

지난해 12월 메리 바라 GM 회장(왼쪽)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 테크센터에서 합작법인 계약을 맺고 기념촬영하는 모습(자료=LG화학)

한편 바이든 후보의 이 같은 공약들로 인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큰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올 1~7월 판매된 글로벌 친환경차(EV, HEV, PHEV)의 배터리 탑재 현황을 살펴본 결과 LG화학이 25.1%의 누적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SDI는 6.4%, SK이노베이션은 4.1%의 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세 곳의 합산 점유율은 35.6%로 전년동기(15.9%)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세계 친환경차 배터리의 1/3 이상을 국내 3사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의 친환경차 보급이 가숙화될수록 이 3사의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3사 역시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을 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GM과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G화학과 GM이 1조원씩 출자해 30GWh(기가와트시)급 생산시설을 만든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배터리셀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될 예정이다. 앞서 공개된 허머 EV 픽업트럭에 탑재될 배터리도 이 합작법인 공장에서 생산, 공급된다. 이 합작법인의 공장은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만들어졌다. 

SK이노베이션도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9.8GWh 규모의 배터리 제1공장 건설을 시작했고 11.7GWh 규모의 2공장도 건설하기 시작했다. 두 공장 합쳐 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만든다. 1공장은 2022년 양산을 시작하고, 2023년부터 2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공장애 3조원가량 투자했으며 추후 5조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역시 지난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와 미국 배터리 공장 증설을 통해 지난해 2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최대 80GWh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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