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전기차, 정부 보조금 줄인다..금액 연내 확정, 내년부터 상한선 적용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1.02 15:27 | 최종 수정 2020.11.02 18:43 의견 0
올해 환경부로부터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아한 차량은 테슬라다. 사진은 1억원이 넘는 테슬라 모델S.(자료=테슬라)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앞으로 비싼 전기차에는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부처 간 협의를 거쳐 보조금액을 연내 확정하고 이를 내년 보조금 지침에 반영할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미래자동차 확산 및 시장선점 전략'에서 전기차 보급을 위한 다양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를 국내에 보급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2025년 전기·수소차 수출 53만대, 이차전지 매출 50조원 달성 ▲2022년 세계 최고수준 자율주행 레벨3출시→2024년 레벨4 일부 상용화 ▲자동차 부품기업 1000개를 미래차로 전환 (~30년) 등을 발표했다.

(자료=정부)

특히 정부는 2025년까지 구동부품 단가 인하 등을 추진해 전기차 가격을 1000만원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전기차의 가격인하와 성능향상 촉진 방안을 함께 발표했는데 가격인하는 가격 구간별 보조금 상한을 통해 보조금 역진성을 완화하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역진성은 소득이 낮은 사람이 더 높은 세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전기차의 경우 보급형 모델부터 1억원이 넘는 고가 모델까지 보조금이 동일하게 지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차등 적용함으로써 고가 전기차의 보조금액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당장 내년도에 출시되는 전기차부터 보조금이 차등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일정 가격대 이하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고가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러한 소문은 가격 구간별 차등 지급으로 변경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메르세데스벤츠 EQC, 아우디 e-트론 콰트로 55, 테슬라 모델 S 및 X의 보조금은 현재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전기차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은 차량은 테슬라 모델3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2만2180대다. 이 가운데 테슬라가 8459대 판매됐다. 또 올해 상반기 전기차에 지급된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 2092억원 가운데 43%인 900억3000만원가량이 테슬라 차량 구매에 지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없고 비교적 고가 차량인 테슬라에 국내 보조금이 쏠리는 것을 두고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보조금 차등 적용이 시행될 경우 소비자에게는 보조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가격대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가격대가 얼마에 책정될지가 중요해진다. 업계에서는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가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그보다 비싼 차량에 대해서는 보조금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량 가격이 비싼 제네시스 전기차는 보조금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더 많이 보조금을 받게 될 경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의 급증을 기대할 수 있다. 

보조금 정책이 자국 브랜드에 유리하게 제공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서는 쉐보레의 볼트EV 푸조 e-208과 e-2008, 르노 조에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전기차들도 다수 존재하는 만큼 보조금 차별 논란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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