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전기차 가격 경쟁.."3년 뒤 내연 엔진차 수준으로 하락"

전기차 배터리팩, 차량 원가의 40% 차지 "비중 낮춰야"
1kWh당 배터리 가격 120달러..2024년 100달러 기대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0.27 10:54 | 최종 수정 2020.10.27 10:58 의견 0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격이 최저 6000만원 내외일 것으로 예상되는 ID.4(자료=폭스바겐코리아)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전기차 가격이 앞으로 3년 안에 내연기관(엔진) 자동차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비싼 가격이 수 년 내로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엔진차 생산비에 비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비가 현재는 높은 수준이지만 오는 2022년까지 둘의 격차가 1900달러(약 200만원) 수준으로 좁혀진 뒤 오는 2024년까지는 격차가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가솔린과 디젤을 원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높은 보급률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전기차 전체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 40%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UBS의 보고서는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 7곳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보고서는 “배터리팩 가격이 오는 2022년이면 킬로와트시(kWh)당 100달러(약 11만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도 1kWh당 배터리 가격이 100달러일 때 차량을 휘발유로 추진하는 비용과 전기로 추진하는 비용이 같아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1kWh당 가격은 2010년 1000달러에 달했다고 분석했으나, 이후 배터리 가격이 매년 빠르게 하락해 2019년 기준 156달러로 집계했다. 2020년 현재는 1kWh당 120달러 수준이다.

지난 8월 발간된 에너지 업계 연구자료 '우드 맥켄지(Wood Mackenge) 보고서'도 같은 내용을 담았다. 이 보고서는 전기차 원가 중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내용을 게재하고 "2024년에는 내연기관과 전기자동차가 서로 가격과 유지비용이 같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전기차의 가격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해지면 정부 보조금이 사라질 수도 있다. 현재는 비싼 배터리팩으로 인해 전기차의 가격이 동일 내연기관 차량보다 비싸기 때문에 환경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코나EV 차량의 가격은 같은 코나보다 2000만원가량 비싸다.(자료=현대차)

실제 현대자동차의 2020년형 코나의 최상위 트림 가격을 살펴보면 가솔린 모델 2246만원, 디젤 모델 2437만원, 하이브리드 모델 2611만원(하이브리드 세제혜택 및 개별소비세 3.5% 반영 기준)인데 반해 코나 일렉트릭은 4690만원부터(세제혜택 적용, 보조금 비적용 식) 시작된다. 만약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가격이 비슷하거나 같아지면 전기차 보조금은 줄어들다가 사라지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UBS 보고서는 또 내연기관차에 집중하고 있는 메이커가 몰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2025년 이후에는 엔진차를 굳이 사야 할 이유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내연기관 차에 계속 머물러 있을 경우 테슬라나 폭스바겐처럼 전기차 시장을 열고 있는 업체들에 밀려 결국 도태되는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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