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챠 ID.4 (자료=폭스바겐코리아)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너무 비싸지 않고, 넉넉한 주행거리를 갖춘데다 차량의 만듦새까지 뛰어난 전기차를 꼽으라고 하면 선뜻 떠오르는 차량이 없다. 테슬라 차량이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차량의 만듦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우디 Q 시리즈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 (자료=아우디코리아)
아우디의 e트론은 아우디 SUV다운 우수한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1억1700만원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 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러인 코나EV는 가격도 저렴하고 주행거리는 완충 시 406km에 달하지만 최근 잇단 화재로 인해 리콜이 결정돼 선뜻 구매하기 고민된다. 그런 와중에 폭스바겐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적용한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 'ID.4'를 공개하며 대안으로 제시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ID.4는 전세계적으로 누적 600만대를 판매한 인기 SUV 티구안의 성공을 전기차 시장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폭스바겐의 야심작이다. 보다 작은 ID.3에 이은 ID 시리즈 두 번째 라인업이며 넉넉한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전기 SUV다.
'더 올 뉴 투싼 측면'. 투싼의 전장은 4480mm, 휠베이스는 2670mm다. (자료=현대차)
ID 시리즈 2번째 모델인 폭스바겐 ID.4. ID.4의 전장은 4580mm, 휠베이스는 2770mm다. (자료=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ID.4는 설계 당시부터 순수 전기차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새로운 MEB 플랫폼이 적용돼 차체 길이는 4580mm에 그치지만 휠베이스는 2770mm로 길어 중형 SUV 수준의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보다 쉽게 공간이 체감될 수 있도록 부연하면 현대차의 신형 투싼의 전장이 4480mm이고 휠베이스가 2670mm다. ID.4의 전장과 휠베이스가 신형 투싼보다 각각 100mm씩 더 길다. 신형 투싼 역시 실내공간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인데 ID.4는 한층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ID.4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자료=폭스바겐코리아)
이 크고 넓은 실내공간 외에도 천장은 전체 루프 길이만큼 광활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적용됐다. 이로 인해 실내공간의 개방감이 한층 강해져 차량의 실내를 보다 안락한 '오픈 스페이스'로 만들어준다.
더욱 커진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능이 대거 적용된 ID.4의 인테리어. (자료=폭스바겐코리아)
여기에 한층 유연하게 배치된 센터 콘솔과 물리버튼 개수를 최소화한 간결한 실내 인테리어도 이전 폭스바겐 차량들과 다른 모습이다. 더욱 커진 디스플레이, 그리고 음성을 통한 조작과 앞유리에 주행에 필요한 여러 정보를 띄워주는 증강현실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한층 세련된 미래형 차량의 느낌을 만들어준다.
ID.4의 전체적인 외관은 티구안보다 모던하며 완곡하게 차체를 만들었다. 그 결과 공기저항 계수가 0.28로 낮아졌다. 이전 폭스바겐 SUV들이 남성적이고 투박한 매력이 있었다면 ID.4는 좀 더 에어로다이나믹한 형태에 날렵한 인상을 준다.
IQ.라이트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가 적용된 ID.4. (자료=폭스바겐코리아)
ID.4의 헤드램프는 아우디에서 일찌감치 선보였던 매트릭스 LED가 적용됐다. '인터랙티브 IQ. 라이트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로 이름지어진 첨단 라이트가 차량이 자금 또는 해제될 때 렌즈 모듈을 회전시켜 반겨주고, 주행 중에는 다른 차량의 운전자를 눈부시지 않도록 스스로 각도를 조절해 도로를 밝게 비춘다.
SUV로 출시되는 만큼 ID.4의 적재공간도 상당하다. 트렁크 용량은 543L로, 뒷좌석 시트를 접고 루프 높이까지 가득 실으면 최대 적재량이 1575L까지 늘어난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이나 캠핑을 위한 트레일러 성능도 상당하다. ID.4는 옵션 사항인 견인 브라켓을 이용하면 최대 1000kg(12% 경사로에서 브레이크 작동 시)의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다.
중형 SUV 수준으로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ID.4.(자료=폭스바겐코리아)
ID.4에는 IQ. 드라이브 어시스트 시스템(The IQ.Drive assist systems)이라는 명칭의 첨단 주행보조 장치들이 대거 적용됐다. 차경보 기능은 자동 제동 시스템과 통합됐고 차선 유지 시스템인 레인 어시스트(Lane Assist), 전방추돌 경고장치인 자동 제동 프론트 어시스트(Front Assist), 교통상황 파악, 정지 및 출발 기능을 갖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stop & go' Adaptive Cruise Control) 등이 포함된다. 또한 에코 어시스턴스 시스템(Eco Assistance)은 운전자에게 엑셀을 밟고 떼는 가장 적합한 타이밍을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ID.4는 안전·편의사양에 따라 퍼스트 에디션과 퍼스트 맥스 두 개의 모델로 올해 말부터 출시된다. ID.4의 두 퍼스트 에디션 모델은 모두 493kg의 77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520km(WLTP 기준)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폭스바겐은 이 배터리가 8년 또는 16만km 주행거리가 지난 후에도 최초 용량의 최소 70% 유지를 보장한다고 강조한다. 적어도 10년가량은 배터리로 인해 곤란함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D.4는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격이 최저 6000만원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폭스바겐코리아)
ID.4의 출시 가격은 독일 기준으로 각각 4만9950 유로와 5만9950유로로 책정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각각 6700만원과 8000만원이다. 국내에서도 보조금을 받는다면 6000만원 내외의 가격부터 구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 그룹은 앞서 포르쉐 타이칸과 아우디 e트론 전기차를 출시했다. 타이칸은 1회 충전 후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450km에 달하지만 쿠페형 세단인데다 가격도 2억원대다. 폭스바겐 ID.4와 가장 유사한 차량은 아무래도 e트론일 수밖에 없는데 ID.4는 가격은 절반 수준인데 주행거리는 더 길다. 그리고 만듦새 역시 훌륭하다. 티구안이 내연기관 SUV 가운데 높은 인기를 얻었다면 전기차 시장에서는 ID.4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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