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단에서 개인공간으로...현대차 '투싼'이 보여준 전기차의 활용성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0.19 11:30 의견 0
현대차의 투싼 론칭 영상 '오피스 편'.(자료=현대차)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현대자동차가 신형 SUV 투싼을 선보이며 5편의 론칭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론칭 영상은 한층 넓어진 실내공간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영상을 보면 오히려 내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아이오닉5'가 기대된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형 투싼은 한 단계 윗등급인 싼타페와 휠베이스가 거의 비슷해(투싼 2755mm, 2765mm) 중형 SUV와 유사한 수준의 공간 활용도를 자랑하는데 현대차의 투싼 론칭 영상도 그에 맞게 만들어졌다. 

현대차가 공개한 영상들은 각각 '오피스'편, 'DJ 연습실'편, '요가룸' 편, '만화방'편, '영화관'편. 영상 속 투싼 오너는 2열 시트를 접어 바닥을 평평하게 한 뒤 포터블 프로젝터로 프라빗 영화관을 꾸미거나 경치 좋은 곳에 차를 주차하고 일을 하기도 한다. 또 빗소리를 들으며 만화책을 보거나 인적이 드문 공터에 주차한 후 볼륨을 높여 디제잉 연습을 한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주행성능을 강조했던 영상과는 확연히 달라진 메시지다. 

이런 투싼의 영상을 보고 아이러니하게도 투싼보다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가 더 기대된다. 내연기관 차량인 투싼과 달리 순수전기차인 아이오닉5가 더 넓은 실내공간 더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갖출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의 프로토타입.(자료=현대차)

지금까지 전해진 정보에 따르면 아이오닉5의 실내공간은 싼타페와 팰리세이드의 중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 활용도를 강조한 투싼보다 훨씬 넓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부품 수가 1/3이 적어 같은 크기로도 더 넓은 실내공간을 만들 수 있다. 또 샤프트와 엔진룸이 없어 센터콘솔과 1열 시트의 활용도도 한결 자유롭다. 

동일 크기 대비 더 넓은 실내공간 외에도 전기차의 장점은 또 있다. 고전압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엔진 시동 없이도 장시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오닉5는 배터리 용량이 58㎾h(킬로와트시)급과 72㎾h급 두 종류로 출시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세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는 차량간전기공급(V2L) 기능을 장착해 최대 24㎾h의 전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20V 전기플러그 2개를 아이오닉5에 탑재할 예정이다. 차량 내 개인 영화관을 꾸미기 위해 프로젝터를 꼽거나 캠핑 매트나 조명기구를 설치할 수도 있다. 

전기차는 전원을 켜는 것만으로는 진동도 소음도 그리고 이산화탄소도 발생하지 않는다. 액셀을 밟기 전까지는 그저 '스탠바이' 상태인 셈이다. 아이오닉5는 투싼보다 훨씬 더 공간 활용도가 높은 차량이 될 수 있다. 

신형 투싼의 실내공간도 대폭 넓어졌지만 아이오닉5가 더 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투싼 측면 디자인.(자료=현대차)

문제는 전기차의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아이오닉5에서는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장 예상되는 아이오닉5의 가격은 5000만원 선. 여기에 환경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1000만원가량 가격이 낮아진다. 그렇게 되면 아이오닉5의 실구매가격은 4000만원가량이 될 듯하다. 투싼 허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 트림 가격 3467만원(하이브리드 세제혜택과 개별소비세 3.5% 반영가)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전기차의 낮은 유지비를 고려한다면 아이오닉5가 더 넓고, 더 저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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