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기차, 일단 아우디가 벤츠 이겼다..e-트론 판매량, 더 뉴 EQC 크게 앞서

아우디 Q 시리즈 장점과 전기차 장점 고루 더해 인기
전통적 벤츠 SUV와 다른 이질적 디자인 판매량 저조

이기철 기자 승인 2020.09.02 19:14 | 최종 수정 2020.09.03 22:52 의견 0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올해 상반기 테슬라의 판매량이 보급형 모델인 '모델 3'를 국내 시장 덕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테슬라 차량의 판매량은 422대. 하지만 1년이 지난 올해 상반기 테슬라 판매량은 7079대로 17배 가까이 증가했다. 비록 7월 테슬라 판매량은 67대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가장 강력하고 선두에 있는 기업이다. 

이에 비해 기존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에서도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독일 3사' 중 먼저 전기차를 출시한 곳은 메르세데스벤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첫 순수 전기차 'EQC'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통풍 시트를 추가하고 독일 명품 오디오 브랜드 부메스터의 '부메스터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한 '더 뉴 EQC 400 4MATIC'을 새롭게 선보였다. 

■ 벤츠답지 않은 벤츠 전기차 '더 뉴 EQC' 저조한 판매량 

벤츠의 순수 전기차 EQC는 국내 출시 당시 환경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이후 성능을 개선한 '더 뉴 EQC 400 4MATIC'를 출시하며 보조금을 받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벤츠답지 않은 디자인으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자료=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를 통해 전기차의 충전 상태, 에너지 흐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자연어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음성으로 각종 옵션을 작동시킬 수 있다. 

​신형 EQC는 1000만 원 상당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작은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없었지만 개선 모델은 국고보조금 63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실 구매가격은 1000만 원가량 낮아지게 된다. 참고로 '더 뉴 EQC 400 4MATIC'의 가격은 9550만 원, '더 뉴 EQC 400 4MATIC 에디션 1886'과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은 1억 140만 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더 뉴 EQC 400 4MATIC'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메르세데스 미 차지 멤버십 카드'를 제공한다. 이 카드가 있으면 올해 말까지 잠실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충전존에서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뉴 EQC 400 4MATIC'은 판매량이 그리 많지 않다. 가격이 아무래도 높은 데다 테슬라 전기차 대비 적은 주행거리가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SUV와 다소 괴리감이 느껴지는 디자인도 벤츠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다. 결국  '더 뉴 EQC 400 4MATIC'은 7월 등록 대수가 151대에 그쳤다. 벤츠 GLC(263대), GLE(185대)에 비하면 아쉬운 판매량이다. 

■ 아우디의 강점 녹인 'e-트론'은 출시 직후 인기 폭발 

아우디의 첫 순수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 기존 아우디 SUV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살리며 버추얼 사이드 미러 등 전기차만의 특성도 잘 적용시켰다.(제공=아우디코리아)

벤츠 전기차의 아쉬운 판매량과 달리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는 출발부터 순조롭다. 지난 7월 1일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e-트론 55 콰트로'는  출시 한 달 만에 전기차 중 유일하게 7월 수입 베스트셀링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국내 전체 전기차 판매 3위에 등극하며 프리미엄 수입 전기차 시장을 넘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두 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와 전자식 콰트로를 탑재한 새로운 구동 시스템으로 민첩하고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장한다. 특히 배터리가 차량 중앙에 낮게 배치돼 스포티한 주행과 정확한 핸들링 및 탁월한 안전성을 자랑한다. 배터리 또한 견고한 보호 프레임, 알루미늄 프로필과 주조 부품의 조합으로 충돌 안전 테스트를 통해 안전과 안정성을 높인 모델이다.

특히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에는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인 전자식 콰트로를 탑재했다. 전자식 콰트로를 통해 4바퀴로부터 에너지가 회수됨에 따라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자랑하며 정차 시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한다. 아우디 e-트론에 장착된 95㎾h 용량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최대 307㎞를 주행할 수 있다. 인증받은 주행거리는 다소 짧은 듯하다. 하지만 주행하며 충전하는 회생제동 효율이 뛰어나 실 주행 시 완충 상태에서 400km가량 주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전기차 개성을 좇기보다 현행 아우디 SUV 차량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인테리어, 편의성 등을 최대한 담아냈다. 막혀 있는 그릴과 'e-tron'이라 써진 부분을 제외하면 전기차로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아우디의 선택은 성공을 거뒀다. ‘아우디 e-트론’은 출시되는 시장마다 큰 인기를 얻으며 2020년 상반기 총 1만 7641대를 판매, 전 세계 대형 전기 SUV 세그먼트 가운데 최다 판매된 차량으로 등극했다. 국내에서도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1억 1700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7월 수입 전기차 판매 640대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94대라는 판매고를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모두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게 심혈을 기울여 첫 프리미엄 전기차를 출시했다. 한쪽은 전기차만의 개성을 강조했고, 다른 한 쪽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강점에 전기차의 강점을 더했다.

그 결과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가 전기차만큼은 훨씬 큰 인기를 얻었다. 아우디의 성공과 메르세데스벤츠의 아쉬운 판매량이 추후 벤츠 전기차의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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