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 판매하는 프랑스산 전기차 조에. (자료=르노삼성자동차]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2000만 원대 전기차가 나오고 있어 전기차의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국산차보다 수입차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최근 국산차보다 저렴한 수입차들이 속속 출시되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소비자들로서도 현대자동차의 코나 EV, 기아자동차의 니로 EV와 쏘울 부스터 EV 외에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다. 그만큼 전기차의 대중화가 눈앞에 온 것이다.
■ 볼트 EV, 모델3 그리고 내연기관에 모터 단 현대 기아 전기차
한국지엠이 완제품으로 수입하는 볼트 EV가 앞서 저렴한 가격과 긴 주행거리로 인기를 끌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리드했다. 뒤이어 현대·기아차가 속속 전기차를 출시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차량이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단일 모델로는 테슬라의 모델3가 상반기 6839대나 판매됐다.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다. 뒤이어 코나 EV가 4139대, 니로 EV가 1942대, 쉐보레 볼트 EV 1268대, 르노삼성자동차 SM3 Z.E.가 500대 판매되며 상반기 전기차 시장이 한층 넓어졌다.
이 중 현대·기아차가 선보인 코나 EV, 니로 EV, 쏘울 부스터 EV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배터리 셀과 모터를 장착한 차량이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가 아니다. 가격은 비싼데 주행거리도 그리 길지 않아 순수 전기차지만 전기차의 강점을 온전히 갖추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수입전기차 국내 시장 공략, 2000만원~3000만원대 판매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실구매가 2000만 원대 후반에서 3000만 원대 중반의 수입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그 중인공은 푸조 'e208'과 르노 '조에(ZOE)'다.
한불모터스가 지난 7월 21일 프랑스 푸조의 전기차 e-208을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르노삼성자동차도 8월 18일 르노 전기차 조에를 국내 시장에 투입해 하반기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맞붙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 생산 차량에 '르노삼성' 브랜드를 수입하는 차량에는 '르노' 브랜드를 사용한다. 따라서 조에는 프랑스에서 수입되는 차량이다. 국내 생산 차량에 부착되는 태풍 엠블럼이 아닌 르노 차량의 로장주 엠블럼이 부착된다. 푸조 e-208 역시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차량은 모두 동급 크기와 형태를 갖췄다. B세그먼트(소형차) 해치백으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소형 해치백의 인기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전기차라는 특성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상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무엇보다 두 차량 모두 설계 당시부터 신형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이다. 내연기관 차에 기본을 둔 기존 국내 출시 소형 전기차보다 경쟁력이 앞선다는 평가다.
실제 조에는 지닌해 4만 7408대가 판매되며 유럽 전기차 누적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푸조 e-208도 '2020 유럽 올해의 차' 1위에 오른 전적이 있다.
푸조의 신형 소형 전기차 e-208도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 후반부터 구입할 수 있다. (자료=한불모터스}
■ 국고·지자체 보조금 지원으로 1000만원 이상 할인
두 전기차의 가장 큰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푸조 e-208은 알뤼르(Allure), GT 라인(GT Line)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며, 출시 가격은 각각 4100만 원과 4590만 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정부의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 국고 보조금 653만 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1000만 원 이상 할인돼 2000만 원대 후반에 구매할 수 있다.
르노 조에의 가격은트림에 따라 젠(ZEN) 3995만 원, 인텐스 에코(INTENS ECO) 4245만 원, 인텐스(INTENS) 4395만 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736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역시 1000만 원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민은 최저 2809만 원, 제주도민은 최저 2759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최신 차량답게 편의 기능도 풍부하다. 푸조 e-208의 경우 ▲차선 이탈 시 차량이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향해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차선 이탈 방지(LKA) 어시스트' ▲충돌 위험시 위험 경고를 하고 스스로 제동해 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도로 속도 표지판을 인식해 계기반에 표시해 주는 '제한속도 인식 및 권장 속도 표시' ▲장시간 주행 시 운전자에게 경고음과 함께 휴식을 권장하는 '운전자 주의 경고 기능' ▲후방 카메라와 후방 파킹 센서 등을 전 트림에 기본 탑재했다.
르노 조에 역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오토매틱 하이빔(AHL)' 등 주행 안전을 위한 ADAS 기능이 모든 트림에 적용됐다. 여기에 보행자 안전을 위한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인 `Z.E. 보이스`는 3가지 사운드를 제공해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며 이밖에도 후방카메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오토홀드 포함), 오토 클로징 & 오프닝 기능,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을 제공한다.
■ 저렴해도 주행거리는 '빵빵' 수입차 인식 바꿔
가격이 저렴해도 주행거리는 준수한 수준이다. 르노 조에는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가 309km다. 우리나라 기준이 유독 조건이 가혹한데,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으로는 395km를 달릴 수 있다.
푸조 e-208은 르노 조에보다 짧은 244km(WLTP 기준으로는 340km)를 주행할 수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하면 완충 후 주행 가능한 거리가 부족하지만 서울-부산 장거리 주행이 아닌 다음에야 큰 불편이 없을 정도다.
지금까지는 '수입차=비싼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첨단 전기차는 되려 수입차의 가격이 합리적으로 내려왔을 뿐만 아니라 성능과 기능 면에서도 앞선다. 조에와 푸조 e-208이 국내 전기차 시장을 더욱 빠르게 성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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