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서 만난 네이버 vs 카카오..라인과 그라운드X 자회사 통한 대리전

네이버, 블록체인 자회사 라인 통해 CBDC 지원 추진
카카오, 그라운드X 통해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확장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0.20 10:48 의견 0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국내 대표 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이 블록체인 진영에서 다시금 불붙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을 통해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에서 블록체인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자회사를 빌어 '블록체인' 대리전을 치르는 셈이다.

 

라인은 좀 더 상용화에 근접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라인은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개발을 지원하며 디지털 화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금까지 CBDC가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면 라인은 자사 플랫폼을 각국 중앙은행에 공급하고 국가별 상황에 맞게 최적화하는 등 플랫폼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라인은 자체 블록체인 '링크체인'의 확장성과 인정성 등을 이어나가며 여러 국가들의 중앙은행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3월 국제결제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분산원장 기술 기반 CBDC의 취약점으로 제한적인 결제 처리량, 느린 결제 속도, 낮은 거래 안정성 등을 지적했다. 하지만 라인의 플랫폼이 더해지고 기술지원이 이뤄진다면 이 같은 취약점들이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라인은 메신저와 페이 사업을 통해 자체 토큰을 발행하고 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실제 사업 경험과 기술력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라인은 최근 블록체인 서비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및 사용자 경험(UX) 기획자, 프로젝트 매니저(PM) 등 블록체인 월렛 서비스 관련 경력 개발자의 채용 공고를 내고 서비스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라인은 개발자용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인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LINE Blockchain Developers)'를 통해 개발자는 토큰 발행, 디지털 자산 토큰화, 디앱 구축 등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라인은 해당 플랫폼이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더욱더 수월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라인은 가상자산 관리를 위한 월렛 '비트맥스(BITMAX)'도 출시했다. 미트맥스 월렛은 다양한 가상자산을 통합 관리하고 라인 계정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단, 현재 월렛 서비스는 일본에서만 제공된다.

라인은 지난해 9월 사업 허가를 받은 자체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프론트(전 비트박스)', 라인 토큰 이코노미 구축을 담당하는 라인 블록체인 랩 등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 그라운드X]


카카오의 경우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공동 운영하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Klaytn Governance Council)'에는 IT, 통신, 콘텐츠, 게임, 금융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31개 글로벌 기업으로 구성됐다. 'LG전자,' 'SK네트웍스,' '셀트리온' 등 국내 주요 기업과 함께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 및 필리핀을 대표하는 은행 '필리핀 유니온뱅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 분산 컴퓨팅 플랫폼 이더리움(Ethereum)의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메이커다오(MakerDAO)'가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합류했다.

메이커다오는 이더리움, 비트코인, 컴파운드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발행해 중개 기관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대출하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비스다. 현재 약 2조원 정도의 가상자산이 담보물로 예치돼 있다.

메이커다오는 블록체인 기술사 오지스(Ozys)와 협력해 다이와 클레이(KLAY)를 연계하는 에브리다이를 출시한 바 있다. 에브리다이를 통해 이더리움의 다이가 클레이튼으로 이동해 K-다이 (Klaytn-DAI의 준말)로 발행되거나 혹은 K-다이를 이더리움으로 이동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개발자뿐 아니라 모바일·웹 기반의 비(非) 블록체인 개발자, PM, 사업 전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모집하며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 3월 블록체인 대중화를 목표로 출발한 그라운드X는 지난 2년반 동안 클레이튼 생태계의 토대를 이루는 핵심 제품군인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 ▲카카오톡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Klip)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Blockchain-as-a-Service) KAS를 자체 개발해 출시했다. 이로써 클레이튼 생태계에서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고 유통하며 활용하는 전 과정을 망라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현재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와 커리어를 만들어 나갈 도전적인 인재를 모집 중이다. 블록체인, 비(非) 블록체인 분야 상관없이 개발자를 대거 모집한다. 그라운드X가 추구하는 일반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 걸맞게 기존의 모바일 및 웹 서비스 분야의 개발자를 찾는 것이다.

이 외에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제품을 관리하는 PM 및 사업 개발, 경영 지원, 커뮤니케이션 등 다방면에서 인재를 채용하며 서비스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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