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에서 '테크핀' 시대로]⑤기업가치 1조6000억 추정되는 '페이코'

박응식 기자 승인 2020.03.12 10:38 | 최종 수정 2020.03.20 15:01 의견 0
 

[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이제 핀테크를 넘어 ‘테크핀’이 화두가 되고 있다. 금융(Fin)에 기술(Tech)을 더한 핀테크에서 단어 순서만 바꿨을 뿐이지만 그 뜻은 차이가 크다.

기술이 금융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시대, 즉 금융회사가 IT를 활용하는 게 핀테크였다면, 테크핀은 기술이 금융 발전을 견인하는 개념이다. 금융혁신의 주도권이 금융회사에서 IT 기업으로 넘어간 것이다.

디지털머니는 올해가 '테크핀 원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테크핀 산업을 다각도로 살표보기로 한다. 이번에는 다섯번째 순서로 카카오와 네이버를 잇는 테크핀 회사 'NHN 페이코(Payco)'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NHN은 네이버와 카카오와 비교해 핵심 플랫폼이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중심으로 금융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페이코의 지난해 연간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6조원에 이른다. NHN 역시 이 부분에 집중해 2올해엔 페이코 중심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 및 커머스 산업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선보인 ‘위치기반 맞춤쿠폰’과 본격적인 사업 확대가 기대되는 ‘페이코 오더’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지속 확대하고, 유일한 금융부문 마이데이터 실증사업자로서 데이터 비즈니스 사업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만개인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코 오더' 가맹점을 올해 5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데이터 기반 타깃 마케팅을 통해 사용자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청구서, 식권, 오더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연훈 페이코 대표는 “페이코의 오프라인 결제는 전체 거래 규모의 약 11% 수준이며, 월간 이용자는 410만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라며 “위치기반 맞춤 쿠폰과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생활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라고 밝혔다.

페이코의 간편결제 승부수, '페이코 오더'

페이코는 지난해 8월 모바일 무인주문결제 서비스 ‘페이코 오더’를 선보였다. 페이코 오더는 스마트폰에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온라인에서 누리던 간편결제 편의를 오프라인에서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페이코 오더 이용자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주문을 위해 매장 카운터에 갈 필요 없이 테이블에 앉아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다. 매장 테이블에 비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끝이다. 줄을 설 필요도, 자리에서 주문을 위해 직원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지난해 8월 출시된 NHN '페이코 오더' 서비스(자료=NHN)

키오스크(무인 주문·결제기)에서 줄 서지 않아도 된다.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관련(결제 단말기) 비용과 인건비를 줄이고 주문 착오를 막을 수 있다. 간편결제 업체들은 자사의 간편결제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NHN은 우선 페이코 오더를 디저트카페 설빙, 커피 전문점 전광수커피, 커피집단 등 전국 300여 개 프랜차이즈에 적용했다. 

페이코는 스마트폰으로 미리 주문하고 매장에서 포장 제품을 받아 갈 수 있는 ‘픽업 오더’와 주문부터 배달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하는 ‘배달 오더’ 등으로의 서비스 확장도 염두하고 있다. 특히 카페와 요식업종을 중심으로 가맹 계약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페이코는 자회사 NHN한국사이버결제와 먼저 선보인 ‘오더픽’을 현장 검증하면서 얻은 서비스 완성도 경험을 바탕으로 비대면 주문을 선호하는 언택트(Untact)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오프라인 결제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케이프투자증권, "페이코 기업가치 1조6000억원 추정"

케이프투자증권은 “페이코는 견조한 거래액(GMV)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반되면서 올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라고 최근 밝혔다. 

케이프투자증권 이경일 연구원은 “최근 데이터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페이코의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된 가운데 연내 전자금융법 개정안이 전면 시행될 경우 페이코의 종합지급결제업 및 마이페이먼트 서비스 진출이 예상된다”라며 “페이코 기업가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페이코는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결제처를 270만개로 대폭 확대했고, 오프라인 결제비중은 지난해 4분기 약 10% 수준까지 빠르게 성장했다”라며 “오프라인 결제액의 견조한 성장과 맞춤쿠폰 등의 수익화 모델 다각화를 통해 페이코의 수익성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주요 테크핀 기업들에 적용된 EV/GMV 멀티플 평균(약 0.23)을 적용할 경우 페이코의 적정 기업가치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NHN은 지난 2월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매출액은 1조4891억원, 영업이익 86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7.8%, 26.6%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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