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연초 1000만원 미만에서 2600만원을 넘어서자 내년에는 얼마까지 올라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올해 초 1000만원이 채 안 됐던 비트코인(BTC)이 어느덧 2600만원을 돌파했다. 23일 현재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478조원. 이는 삼성전자 시가총액(22일 종가 기준 431조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냉장고, 세탁기, 노트북, 에어컨 등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달리 비트코인은 실체가 딱히 없다. 어떤 재화를 만들지도, 대규모 고용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당초 송금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이지만 이후 만들어진 다른 가상자산보다 블록 생성 속도 면에서도 현저히 느리다. 그런데 어떻게 비트코인이 이처럼 높은 가격을 만들 수 있었는지 여전히 의문이 생긴다.
비트코인의 현재 시총은 478조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 시총을 능가한 수준이다. [자료=코인마켓캡]
2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약 431조원이다. [자료=네이버]
■ 비트코인 장점은 '희소성'...앞으로 더욱 구하기 힘들어져
전 세계 3억5000만명이 이용하는 페이팔을 비롯해 주요 금융권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추세다. [자료=페이팔]
비트코인의 가장 큰 장점은 '희소성'에 있다. 다른 가상자산들보다 앞서 13년 전에 발행됐고 수량도 2100만개로 적다. 단순히 거래를 통해서 얻지 않더라도 채굴을 통해서 얻을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1857만개 이상이 채굴됐고 갈수록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 즉 비트코인을 갖고자 하는 이가 일정 수 이상 존재하는 한 채굴 난이도의 상승에 따른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이미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된 것도 비트코인의 전망을 밝게 한다. 올해 7월 미국 은행 규제당국인 통화감독청(OCC)이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 은행이 가상자산 수탁서비스를 허가해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우리나라도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내녀 3월 25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각 거래소는 금융권 수준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실명입출금계정(실명계좌) 발급 등의 요건을 갖춰야 정상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여타 금융거래에 준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이 같은 변화에 금융권이 발 빠른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제도권 금융기관 증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디지털 자산서비스를 출시했으며 투자은행 JP모건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JPM 코인'을 발행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2017년 "가상자산은 사기"라고 공공연히 얘기해왔지만 이후 "(가상화폐 기술인) 블록체인은 현실이며, 암호화된 가상달러화 등도 가능하다"면서 "비트코인은 사기라는 발언을 내놓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전 세계 3억5000만명이 사용하는 결제 플랫폼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는 등 비트코인의 영향력은 작년보다 월등히 높아졌다.
■ 가상자산 시장 규모 커질수록 '기축통화'인 BTC 가치 높아져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가치는 1만여 종이 넘는 가상자산의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는 점에 있다. 우리나라의 빗썸·업비트를 포함해 해외의 코인베이스·비트렉스·바이낸스·후오비 등 전 세계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모두 비트코인 마켓을 보유하고 있다. 즉 비트코인을 통해 다른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알트코인이 성장하고 거래량이 증가한다면 비트코인의 가치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새로운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해 내자 업계에서 바라보는 비트코인의 가격 전망도 매우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가상자산 분석가 미카엘 반데포프는 비트코인이 내년 말 4만달러에서 6만달러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2023년~2024년에는 20만달러와 40만달러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분석가 윌리 우도 2021년 20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단기간 급상승 반동으로 일시 조정 가능...투자 시 신중해야
다만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이 단기간에 급격히 오른 만큼 한두 차례 조정은 있을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다만 상당수의 가상자산 분석가들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장우 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는 매주 10만원어치씩 비트코인을 4년간 구매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400만원대로 떨어졌던 2018년도에도,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600만원대로 떨어졌던 올해 5월에도 매주 10만원어치씩 구입했다. 그 결과 그는 올해 상당한 수익을 만들 수 있었다.
이 교수는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을 때는 10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수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올랐을 때는 수익을 낼 수 있었다"면서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면 일정 기간 동안 적립식으로 구매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고 수익을 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비트코인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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