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첫선'..'E-GMP'도입 모듈화·표준화 '시동'

김지성 기자 승인 2020.12.04 10:03 | 최종 수정 2020.12.04 22:34 의견 0
4일 현대차그룹이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자체 플랫폼 'E-GMP'를 공개했다. (자료=현대자동차)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선보였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는 물론 수소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모듈화·표준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성능과 배터리 충전 속도를 높이고 차량의 공간 활용도를 최대화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의 기반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2일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기술적인 특장점과 새로운 고속화 모터 및 배터리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E-GMP는 2021년 선보일 예정인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에 뼈대가 된다.

■ 차종·차급 상관없이 유연한 제품개발 가능

E-GMP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복잡성을 줄이고 하나의 플랫폼으로 차종과 차급에 상관없이 유연한 제품개발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세단에서부터 CUV, SUV 등의 모델을 이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다. 플랫폼을 통해 모듈화와 표준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E-GMP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던 엔진이 사라진 공간에 작은 구동 모터를 배치한다. 배터리는 하단에 낮게 설치한다. 이로써 저중심 설계와 이상적인 전후 중량배분으로 뛰어난 주행성능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모터에서 나온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축인 ‘드라이브 샤프트(Drive Shaft)’와 이를 바퀴에 연결하는 ‘휠 베어링(Wheel Bearing)’을 하나로 통합해 강성은 높이고, 중량은 낮추는 기술을 적용하게 된다.

■ 탑승객·배터리 안전 등 공간 활용 최적화 설계

E-GMP는 탑승객과 배터리 안전을 위한 플랫폼이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니만큼 배터리 보호에 집중했다. 차량 전방의 충돌 에너지 흡수구간은 차체와 섀시 등 구조물의 효과적인 변형을 유도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시보드 앞부분인 하중지지 구간은 보강구조로 PE 시스템과 고전압 배터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또 차량 하단의 고전압 배터리의 보호구간은 초고장력강으로 충돌 안전성을 향상했다.

실내 공간 활용도도 높였다. 짧은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과 길어진 휠베이스(앞 바퀴와 뒷 바퀴 차축간의 거리)로 개성있는 디자인을 가능하게 해준다. 운전석이 간소해져 탑승공간 확장효과를 준다. 또한 길어진 휠베이스로 승차감과 주행안정성이 담보된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넓은 공간이 확보되는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자료=현대자동차)

■ 후륜 2WD 방식이 기본, 전륜 모터 추가 4WD 선택

E-GMP에는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모터와 감속기, 전력변환을 위한 인버터와 배터리 등으로 이뤄진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이 들어간다.

E-GMP의 PE 시스템은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800V 고전압 시스템으로 충전 시간도 대폭 단축했다.

앞으로 E-GMP 기반의 모든 차량에는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 셀로 구성된 표준화된 단일 배터리 모듈이 탑재된다. 이러한 표준화 모듈을 바탕으로 기본형과 항속형 등 모듈 탑재 개수에 따라 다양한 배터리 팩 구성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설계 비용을 낮추고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으로 전기차의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GMP는 후륜 구동 2WD 방식이 기본이다. 전륜 모터를 추가해 4WD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차 최초로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감속기 디스커넥터(EV Transmission Disconnector; 동력 분리장치)’를 탑재해 2WD와 4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함으로써 불필요한 동력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 고속 충전 18분내 80%·5분 충전 100km 주행 성능

E-GMP는 전기차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편인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과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

국내외 대다수 급속 충전 인프라는 400V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위한 50~150kW급 충전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국도로공사와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고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kW급 충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완성되면 고속 충전기로 충전 시 18분 내 80% 충전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5분의 충전만으로도 약 10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 차량 전기 "내 마음대로" 캠핑 등 야외 활동장비 이용

E-GMP는 통합 충전 시스템(ICCU)과 차량 충전관리 시스템(VCMS)으로 별도 추가 장치 없이도 차량의 전기를 일반 전원(110V·220V)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되면 캠핑 활동과 같이 야외에서 TV를 시청하고 텐트에 에어컨을 키고 난방도 할 수 있게 된다.

새롭게 개발된 V2L 기술은 일반주택의 공급 계약전력인 3kW보다 큰 3.5k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약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내년부터 E-GMP 적용 예정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첫 적용될 예정인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IONIQ)’을 론칭했다. 그리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우선적으로 선보인다.

이뿐만 아니다. 2025년까지 계획된 전동화 모델 44개 차종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전기차가 23개 차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연간 100만 대를 판매해 명실상부한 전기차 글로벌 최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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