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가보다 터무니 없이 비싼 PC 부품들..AMD 유통규제안 '매점매석' 차단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0.30 15:32 | 최종 수정 2020.10.30 19:21 의견 0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가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들고서 카메라를 향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자료=AMD)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AMD가 라데온 RX6000 시리즈 GPU(그래픽카드)를 출시하며 재판매자의 중복 구매를 막기 위해 소비자 1인당 1개로 구매를 제한하고 캡차 사용을 권고하는 등 유통규제를 강화한다. 이로 인해 그간 매점매석으로 비싼 값에 제품을 판매하며 폭리를 취하던 상인들의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지난 21일 GPU 신제품 AMD 라데온(Radeon) RX 6000 시리즈와 AMD 라이젠(Ryzen) 5000 시리즈의 공식 출시에 앞서 유통규제 강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판매정책안을 내놓았다. 

새 판매정책은 ▲사이트를 통한 구매 시 악성 봇 차단을 위한 ‘Real-Time’ 봇과 캡차(CAPTCHA) 사용 권고 ▲최종 소비자 1인당 구매 가능 수 한 개로 제한 ▲출시 후 3주간 재판매업자 대상 판매 제한 ▲편한 인터넷 구매를 돕기 위한 물품 재고유무 알림 시스템 마련, 빠른 배송을 위한 수동 주문 변환 ▲최종 주문접수까지 재고를 풀기 위한 ‘카트’ 보관시간 제한 등이 포함됐다. 

AMD는 이번 판매정책이 재판매자의 활동을 억제하고 개인 구매자의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MD가 이처럼 강경한 정책을 내놓은 것은 리셀러(재판매업자) 출고가를 준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새로운 그래픽 카드가 나오면 판매 초기 일부 재판매업자들의 매점매석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아왔다. 

다행히 제품 출시사들이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리셀러들이 이를 비웃듯 정상 소비자가격의 제품을 싹쓸이하며 시세를 높였다. 지난 9월 엔비디아가 내놓은 고급 그래픽카드 '지포스 RX 3080'은 당초 초기 출시 가격보다 높은 가격이 예상됐으나 엔비디아가 예상을 깨고 소셜커머스와 라이브 커머스 직판을 통해 10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시장에 유통했다. 

그런데 이 같은 판매방식에도 약점이 있었다. 리셀러들이 매크로(Macro, 컴퓨터의 특정 명령어를 묶어 하나의 키 입력으로 동작하게 만드는 것)를 이용해 수량이 한정된 제품을 무한 반복구매해 조기 매진켰다. 이후 이를 비싸게 되팔아 논란이 됐다. 

매크로를 통한 제품 독점은 닌텐도 스위치, 아이폰12, 플레이스테이션5(PS5) 같은 제품 판매 때에도 빈번히 발생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신제품들은 판매 개시 수 분만에 매진되는 사례가 이어졌다. 

AMD의 재판매 금지 초강수와 더불어 쿠팡과 이베이코리아도 PC 부품의 직매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쿠팡과 이베이코리아가 용산 전자상가 직매입 시장에 진출하면서 용산 상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직매입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간 용산의 폭리에 당할 만큼 당했다"며 "대기업이 진입하더라도 정당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면 소비자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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