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된 '블록체인 상용화'..농산물 유통부터 신분증 발급까지 '기술 혁명'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0.27 06:37 | 최종 수정 2020.10.27 16:21 의견 0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손꼽히는 것들을 살펴보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5G, 머신러닝,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이 있다. 이 중 블록체인은 수 년째 발전해오고 있지만 가상자산(암호화폐) 외에 딱히 실생활에서 체감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벌써 물류부터 자동차, 모바일 신분증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사용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들을 살펴봤다. 

제네시스 카페이의 정보보안,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

(자료=제네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서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수단으로 쓰이지 않고 네트워크와 연결돼 훨씬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하게 된다. 자율주행도 커넥티드카 기능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커넥티드카 기능과 더블어 블록체인도 첨단 자동차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다. 외부 네트워크로부터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의 보안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신뢰할 수 있는 외부 데이터를 자동차가 받아들인 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신뢰성을 재검증해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초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인 GV80을 출시하며 선보인 '카페이' 기능에 이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카페이 기능은 현대차그룹과 제휴를 맺은 SK주유소와 파킹클라우드의 서비스를 차 안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SK주유소에 도착하면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 '카페이로 결제하겠냐'는 질문이 나온다. 운전자는 주유량을 선택한 후 카페이 내 '결제하기'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앱에 저장된 개인 정보와 신용정보 등 각종 데이터에 대한 보안은 블록체인 솔루션이 검증해주고 보호해준다.

GS홈쇼핑 내 사과 유통 이력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 활용

(자료=템코)

해외에서는 월마트를 비롯해 이미 많은 유통업체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GS홈쇼핑이 농산물의 입고와 선별, 유통 관련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기록해 사용하게 된다. 

GS홈쇼핑은 공급망 관리 시스템 및 전자상거래 서비스 개발 기업 템코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품질 이력 관리 시스템 '블링크'를 공동 개발했다. 블링크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기반으로 템코의 기술이 더해져 구축됐다. 

GS홈쇼핑은 블링크를 경상북도 청송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유통 이력 관리에 활용한다. 사과의 입고, 선별, 유통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며 기록된 데이터는 농가, 생산자, 소비자 등 참여자들끼리 공유가 가능하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의한 위·변조가 불가능해 식품에 대한 투명성과 안전성을 담보해 준다.

사과 상자에는 블록체인과 연결된 고유 코드를 부착한다. 해당 코드를 통해 소비자는 사과 생산지, 공급 과정 등 제품 및 작목지역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템코 관계자는 "블링크 프로젝트는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에 접목 가능하다"며 "템코의 공급망 블록체인 기술이 고가품이나 농산물 및 축산물 등에 활용돼 광범위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할 수 있게 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비패스' 서비스 제공

(자료=부산시)

부산시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정해졌다. 규제자유특구는 신사업 분야 혁신기술을 시험·운영해 지역의 혁신성장과 전략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핵심규제를 완화하는 제도다. 이 특구 혜택은 2024년까지 유지된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부산블록체인규제자유특구추진단(한국인터넷진흥원·부산테크노파크)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신분증 '비패스(B PASS)'를 제공한다. 11월부터 제공될 예정인 비패스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분산 신원증명(Decentralized Identifier, DID)을 스마트폰 보안 저장영역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원하는 데이터를 제출해 개인 신원을 확인한다. 비패스는 부산 블록체인 특구 1차 사업자 중 하나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가 개발했다. 

DID는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처럼 온라인 환경에서 사용자(정보 주체)가 직접 자신의 신원정보를 관리·통제하는 디지털 신원 관리 체계로, 비대면·데이터 경제 시대를 맞아 블록체인 실사용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 시민들은 비패스를 통해 부산시 거주를 증명하는 부산시민카드와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에 발급하는 신분 확인용 '다자녀가정 가족사랑카드', 부산시청 내부 출입에 필요한 '방문자용 카드', 도서관 회원증 등을 발급받을 수 있다. 특히 부산 시민들은 별도의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이나 주민등록 등·초본 등의 증명서 제출 없이 부산시민 신분을 확인하고 비대면으로 '부산시민카드'를 비롯한 다양한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서비스 이용편의가 개선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여기에 디지털 바우처(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등을 연결해 카페, 구내식당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결제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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