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슈퍼, 대기업 할인점 이겼다..코로나 이후 식품 구입 장소 '지각변동'

김지성 기자 승인 2020.12.19 08:30 의견 0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동네 슈퍼마켓이 처음으로 대형 할인점을 이기는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가 일상화되면서 식품을 구입하는 장소에 '지각변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문화'는 혁명적인 상황에 처했다. 외부 활동이 줄면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거나 아예 혼자 먹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품 구입 과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포착됐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0년 식품소비행태조사 온라인 결과발표대회’에서 이같은 식품 소비 행태 변화가 집중 조명됐다. 조사는 가구 내 식품 주 구입자 3335명과 가구원 중 성인 6355명, 청소년 622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10일부터 8월21일까지 진행됐다.

■ 인기 끌던 대기업 운영 중소형 슈퍼마켓 비중 줄어

연도별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입 비중. [자료=한국농촌경제 연구원]

2020년 우리나라 가구에서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는 동네 슈퍼마켓이었다. 비중으로 보면 34.2%였다. 이것은 지난해까지 1위를 차지하던 대형 할인점(32.0%)을 넘어선 것이다. 인기를 끌던 대기업 운영 중소형 슈퍼마켓 비중도 전년보다 4.0% 감소해 15.4%를 차지했다.

재래시장 비중은 늘어났다. 재래시장 비중은 2019년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그런데 올해는 13.0%를 기록하며 2019년보다 1.5% 증가했다. 코로나19 지원책으로 이용자들이 늘어난 지역화폐의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에서 식품을 주로 구입한다는 응답 비중은 2018년 0.3% 수준에서 올해는 3.5%로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 횟수가 늘면서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 구입 주기 길어져..1회 구입 시 지출액은 늘어

연도별 1회 평균 식료품 구입 금액 [자료=한국농촌경제 연구원]

코로나19 영향으로 식품 구입 주기는 다소 길어졌다. 주 1회 이상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한 비중이 2019년에는 84.4%였지만 올해에는 82.4%로 소폭 하락했다.

구입 주기가 길어진 만큼 1회 식품 구입 시 지출액은 2018년 5만6001원, 2019년 5만9792원, 2020년 6만4669원으로 전년 대비 4900원가량(8.2% 상승) 증가했다.

반면 대폭 늘어난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입 주기는 짧아졌다. 1달에 1회 이하로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한다는 가구 비중은 2019년 85% 수준에서 올해 74% 수준으로 약 10% 가까이 감소했다.

■ 모바일·스마트폰, 온라인 식품 전문몰 구매 주도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입처. [자료=한국농촌경제 연구원]

인터넷으로 식품을 구밉하는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는 30.7%가 1달에 1회 이상 인터넷으로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2020년에는 37.9%로 크게 증가했다. 이들 중 83.2%는 모바일·스마트폰을 통해 식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이나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소셜커머스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58.5%로 전년보다 7.4% 증가했다. 22.3% 가구는 대형 할인점의 온라인매장에서 식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특징적인 것은 마켓컬리나 더반찬 등 온라인 식품 전문몰에서 식품을 구입한다는 응답 비중이 14.2%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온라인식품 구입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 [자료=한국농촌경제 연구원]

한편 온라인 식품 구매에서 이용자들이 주로 고려하는 부분으로는 ‘배송의 정확성과 신속성(48.9%)’이 가장 중요했다. 이어 ‘가격(22.7%)’과 ‘프로모션 및 쿠폰 증정(8.5%)’이 뒤를 이었다.

■ 친환경·건강 중심 식품 소비 성향 뚜렷

집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친환경식품을 1달에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의 비중이 35.4%나 됐다. 친환경식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안전(47.7%), 건강(36.0%), 맛(9.0%) 순이었다.

식품을 구입할 때 2019년 대비 더욱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영양(건강), 구입의 편리성, 조리의 편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증가했고,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편리성과 영양을 중요시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도 또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가구의 비중은 31.3%로 감소했다는 응답 비중(1.9%)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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