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IFC몰에 2번째 애플스토어 오픈을 알리는 애플 홈페이지 캡쳐. (자료=애플스토어)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두번째 애플(Apple), 여의도에서 곧 만나요."
애플이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이어 여의도 애플스토어 개장을 예고했다.
애플코리아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스토어가 여의도에 들어선다고 밝혔다. 매장 위치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10 IFC몰 지하 1층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급기야는 '여의도에 영어마을이 들어선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 애플, 2년 10개월 만에 2번째 애플스토어 여의도에 오픈
애플코리아는 애플스토어 여의도점 오픈 일정을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8월 IFC몰에서 철수한 리셀러 매장 프리스비의 위치가 애플이 밝힌 주소지와 비슷해 프리스비 자리에 애플스토어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또 명동에 애플스토어 3호점을 준비하고 있다. 명동점의 경우 여의도의 2호점처럼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고 전용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라 오픈에 좀 더 시일이 걸리고 있다.
애플이 국내 애플스토어를 확장하는 것은 국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 5G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커버리지도 가장 넓은 등 5G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나라다. 때문에 아이폰 첫 5G 지원 모델인 아이폰 12 출시와 더불어 한국 내 애플스토어를 확장하고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높이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서울 명동에 애플스토어 전용건물 개점을 준비중이다. 국내에서는 신사동 가로수길, IFC몰에 이어 세번째다. (자료=애플)
이번 여의도 애플스토어는 신사동 가로수길 스토어 오픈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가로수길 애플스토어는 지난 2018년 1월 28일 오픈했다. 이때도 애플은 스토어 개장 전 애플스토어 리더, 스페셜리스트, 비즈니스 프로 등 애플스토어에 근무할 직원을 모집했다.
여의도점 역시 그와 같은 정황이 일찌감치 포착됐다. 최근 에스텍시스템에서 여의도에서 근무할 주간고정 보안사원 모집에 나선 것이다. 에스텍시스템은 애플스토어 보안업체다.
■ 애플 '빅서 게이트'에 소비자 반응 역대 최악
애플의 이 같은 공격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얼마 전 맥OS '빅서(Big Sur)' 업데이트 후 문제가 생긴 소비자에게 "AS 기간이 지났으니 유상 수리해야 한다", "(매니저 면담 요청에) 영어 할 줄 아느냐"는 식의 황당한 대처를 한 것이 애플 소비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맥북의 빅서 OS 업데이트 후 컴퓨터가 먹통이 되는 '벽돌 현상'이 발생했는데도 애플은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애플코리아 내부에서도 빅스 OS 관련해서 어떠한 지시사항도 없었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애플 직원에게 모욕을 당한 소비자는 이를 공식 항의하는 서한을 팀 쿡 애플 CEO에게 직접 영문으로 보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 안테나 게이트, 배터리 게이트, 빅서 게이트 이어지는 게이트
사실 애플의 황당한 AS 정책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국내에 지사를 두고 정식 유통을 하면서부터 AS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2010년 '아이폰4'에서 손으로 잡으면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오류가 발생했다. 일명 '안테나 게이트'였다. 스티브 잡스 생전에 있었던 품질 문제였다. 문제 제기 초기 애플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고집을 했다. 하지만 결국 아이폰4 구매자들에게 케이스를 무상 제공하며 해당 게이트를 무마했다.
2017년에는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킨 사실이 발각돼 전세계적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앞서 애플이 아이폰6와 아이폰7, 아이폰SE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 직후 기기 속도가 느려졌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리고 실제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기 성능을 의도적으로 저하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애플은 이스라엘, 프랑스 등에서 소송이 진행됐고 미국에서도 34개 주에서 집단소송이 벌어진 끝에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34개 주가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1억1300만달러(약 1259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게 됐다.
국내에서도 법무법인 한누리가 2018년 3월 아이폰 사용자 6만4000여 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배상금으로 청구한 금액은 1인당 20만원이다. 다만 국내는 미국과 달리 집단소송제도가 없어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참여한 당사자에게만 효력이 발생한다.
애플은 당시 "(고객의) 우려를 잠재우고, 애플의 의도에 의심을 품었을 분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애플에게 고객의 신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신뢰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겠다. 저희가 사랑하는 이 일은 오직 여러분의 믿음과 지지로 인해 가능하다. 절대로 이를 잊거나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성명을 냈었다.
하지만 그런 다짐과 달리 애플은 게이트로 번지고 있는 빅서 문제로 또 한 번 전세계 소비자들의 신뢰를 짓밟았다.
소비자들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의 애플스토어 오픈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영어 할 줄 알아야 입장 가능하냐", "구모델 쓰는 사람은 못 갈 듯"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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