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 특허 출원건수를 넘어서며 AI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자료=바이두)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중국이 인공지능(AI) 강국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중국이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불리는 AI 분야에서 만큼은 기술 패권국인 미국을 넘어섰다는 것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언했기 때문이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공간연구원(CACS)의 리위샤오 부원장은 지난 23~24일 열린 ‘제7회 세계인터넷대회(WIC)’ 기자회견에 참석해 AI 특허 건수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 펜데믹 상황 속 비접촉형 AI 시스템 활용 탁월
중국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인터넷정보판공실)이 개최한 WIC는 자국의 정보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저장(浙江)성에서 매년 열렸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중국은 이 행사를 강행했다.
이 자리에서 리 부원장은 "중국은 인터넷 정보 기술 분야에서 자립성과 기술적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2019년 중국의 AI 특허출원 건수가 11만 건을 넘겼으며 이는 미국보다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AI는 물론 5세대(G) 이동통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대표하는 모바일 서비스 위챗과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를 제한하려는 정책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AI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바짝 따라붙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의 AI 분야 성장세는 눈부시다. 일본의 야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2020 약진하는 중국 AI 시장의 실태와 전망’ 자료에 따르면 중국 AI 시장규모는 2018년 157.1% 성장한 데 이어 2019년 145.5%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야노경제연구소가 조사한 중국 AI 시장규모 추이·예측. (자료=야노경제연구소)
2020년에는 131.3%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며 2023년까지 꾸준하게 100% 이상의 성장을 할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2배 이상 관련 시장이 성장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전세계 경제가 주춤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코로나19 대책에 AI를 적극 활용하며 기술 발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검사 및 감염 상황의 파악, 직접 접촉자의 탐색, 물자관리 및 유통, 의료진단, 정보발신 등 모든 면에서 얼굴인식·화상인식·위치정보분석 등 AI와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비접촉형 시스템을 많이 사용한 대책을 실시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 AI 기술 발전의 핵심, 데이터양에서 다른 나라 압도
중국은 지난 2017년 일찌감치 2030년까지 세계 1위의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30년이 되기도 전에 중국은 AI에서는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 미국과 비교해 AI의 기본으로 불리는 데이터 분야에서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AI 발전의 핵심인 데이터양에서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를 압도하고 있다. AI 기술은 학습량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데이터양은 곧 AI 기술 발전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전체 인구의 45%(약 5억 2500만명)이 자국 기업의 앱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내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또한 중국에서는 다양한 사물인터넷 데이터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도 미국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세계 최대 온라인 이용자, 고도화된 인터넷 감시 시스템 등 사회구조적 여건이 중국을 AI 강국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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