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룡' 아마존, 한반도 상륙..11번가와 손잡고 온라인쇼핑 평정 나서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1.17 18:19 | 최종 수정 2020.11.19 12:02 의견 0
11번가 로고 (자료=11번가)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세계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이 11번가와 협력하는 형태로 국내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이미 이베이는 옥션과 지마켓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다. 소프트뱅크로부터 3조원 넘게 투자받은 쿠팡도 세를 키우고 있는 만큼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 성장..국내 셀러, 해외 진출 발판

SK텔레콤과 11번가는 16일 아마존의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11번가와 아마존이 함께 운영하는 글로벌 쇼핑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마존은 11번가에 지분 투자를 해 주요 주주가 되는 형태로 국내 시장에 우회진출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협력을 통해 SK텔레콤은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 11번가는 국내 셀러들의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업계는 녹록지않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아마존은 2004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알리바바, 징둥, 타오바오 등 현지 업체에 밀려 결국 시장에서 출수한 경험이 있다.

국내 온라인 시장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고 특히나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200조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진출해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신세계, 롯데쇼핑 같은 유통그룹과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 등 온라인 쇼핑몰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만큼 아마존의 진출이 현재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큰 변화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아마존 로고 (자료=아마존)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공룡의 진출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2000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보유한 SK텔레콤과 11번가가 함께 하는 만큼 T멤버십과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의 결합 같은 새로운 서비스 혹은 구독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오리지널 콘텐츠 상당수가 우리말 자막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온라인 쇼핑 이상의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 쿠팡 등 주요 업체 공격적 마케팅에 글로벌 기업 맞대응

SK로서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고 쿠팡을 비롯해 주요 유통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아마존과 같은 '대어'가 필요했다. 최대 경쟁자로 부상한 쿠팡은 이미 제주도까지 총 168개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당일 배송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쟁사인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옥션과 지마켓도 11번가를 앞지른 만큼 11번가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임팩트의 제휴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저조한 실적으로 기업공개 여부가 불투명했던 11번가가 아마존과 협업하게 되면서 기업공개에 좀 더 유리해졌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아마존과 11번가의 결합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곳은 해외직구 전문 업체들이다. 제약, 의류, 명품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던 직구 시장이 아마존과 11번가를 통한 직접 유통 구조가 만들어지면 매출 격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11번가가 국내 물류센터에 인기 직구 상품들을 갖추고 배송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개시하면 해외직구 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곳은 쿠팡일 가능성이 크다. 쿠팡은 아마존의 성공모델을 한국식으로 선보이며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유사한 '쿠팡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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