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00원대 '초읽기'..1112.7원까지 하락 "바이든 이펙트?"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1.10 16:05 | 최종 수정 2020.11.10 16:59 의견 0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더불어 달러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친환경, 에너지전환 관련주의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당선 소식과 함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약세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아울러 중국 경제 회복과 바이든 당선에 따른 미·중 갈등 완화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 강세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12.7원까지 하락했다 10일 1115.3원으로 소폭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로 내려온 것은 종가 기준 지난해 2월27일(1119.1원) 이후 21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첫 거래일인 5일 1163.4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1135.1원까지 내려가면서 한 달 만에 약 30원 하락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15원가량 더 내렸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진 10일에는 1117원 수준까지 반등했지만 이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지만 미국 상원은 공화당이 우세한 상황인 점도 달러 약세를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경제부양책에 제동이 걸려 연방준비제도(Fed)가 달러를 더 푸는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경기 부양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이 내수활성화 정책에 집중하면서 위안화 강세를 길게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도 원화 강세에 힘을 더했다. 9일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201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6.5위안대로 떨어졌다. 최근 들어 원화와 위안화는 움직임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10일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0일 '美 대선 이후 빨라진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보고서를 통해 "최근 달러가 2018년 초 수준으로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1110원대로 진입하며 연저점을 추가 경신했다"면서 "바이든 정부의 재정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2021년 상반기 중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달러 약세,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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