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핀테크 선불카드 키웠다..지원금 영향 일평균 이용금액 8배 급증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1.10 06:00 | 최종 수정 2020.11.12 20:39 의견 0
원하는 혜택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 '차이카드' (자료=디지털머니)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용카드 사용량이 크게 감소했다.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실제 카드단말기 등을 통한 접촉 결제는 감소했으며,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가 대폭 증가했다.

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증가세가 둔화됐고 선불카드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핀테크 업체들이 앞장서 출시하고 있는 선불카드가 코로나19로 인해 사용량이 증가하며 의외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10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국내 지급결제 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평균 비대면 결제 규모는 833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7% 늘었다. 같은 기간 중 플라스틱 카드 결제는 5.6% 감소했고 선불카드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210억원으로 전년동기(24억원) 대비 무려 770.6%나 증가했다.

이 같은 선불카드 이용금액 증가는 정부에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영향이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도 이용금액이 각각 0.2%, 2.4% 성장했지만 성장세가 둔화됐다.

1~9월 지급카드 종류별 일평균 이용규모(단위 십억원, 자료=한국은행)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금액은 일평균 약 1조원가량으로 확인됐다. 그 중 간편결제 방식(카드 정보를 모바일기기 등에 미리 저장해 두고 거래시 비밀번호 입력, 단말기 접촉 등의 방법으로 결제하는 서비스)을 이용하는 비중은 편의성이 향상되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9월 중 간편결제 비중은 모바일결제 중 39.0%를 차지했다.

간편결제 가운데 핀테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61.5%로 확대됐다. 코로나19 확산이 간편결제 비율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 다양한 선불카드가 출시된 것도 선불카드 결제금액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2020년 3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선불카드의 승인금액 비중은 지난해 3분기 0.07%에서 0.43%로 6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코나아이의 선불카드 플랫폼 '코나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수단으로 활용되며 많은 이들에게 코나카드를 알릴 수 있었다. 코나카드는 2018년 9월 누적 발급량이 90만장을 돌파했는데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9월에는 회원 수가 7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 카드(자료=카카오)

여기에 카카오뱅크처럼 별도 계좌 개설을 필요로 하지 않고 카카오톡 안에서 직접 개설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선불카드 '카카오페이 카드', 사용 금액에 따라 '부스트'를 충전하고, 부스트를 소모하며 원하는 브랜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이카드', 핀크 계좌에 쓸 만큼만 채우고 핀크카드로 사용하는 '핀크카드' 등 다양한 종류의 선불카드가 출시되며 선택지를 넓혔다.

선불카드의 장점은 충전한 금액만큼만 소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불경기에 과소비를 억제한다. 또한 연회비가 없고 필요 사용실적도 없어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다.

개성 넘치는 카드 디자인으로 1020세대의 시선을 사로잡은 핀크카드(자료=핀크)

게다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심플하거나 개성 넘치는 카드 디자인을 채택해 '소지'하고 싶게 만든 점도 주효했다. 핀크카드는 개그맨 유병재와 스타견 '인절미'를 카드 디자인에 적용해 눈길을 끌고 차이카드는 붉은색과 검정색의 그러데이션 색상에 표면에 정보를 없앤 심플함으로 고급감을 나타낸다.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라면 카드 전면을 꽉 채우는 라이언 얼굴이 인상적인 카카오페이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수시로 금액을 충전해야 했던 불편함도 자동충전 기능이 더해지면서 신용카드 못잖은 사용 편의성을 갖게 됐다.

핀테크 기업들이 앞장서 선보이고 있는 선불카드는 앱을 통한 비접촉 결제도 가능하고, 연회비도 없어 인기를 끌고 있다. 고사 직전이던 선불카드 시장은 코로나19로 뜻밖의 수혜를 입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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