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견제하는 마스터카드..'내년부터 비트코인 결제'에 "공포감 느낀다"

댄 슐먼 페이팔 CEO "디지털 통화로의 이행은 피할 수 없는 과제"
아제이 방가 마스터카드 CEO "금융시장 개선 CBDC가 더 효과적"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0.28 14:32 | 최종 수정 2020.10.28 15:49 의견 0
(자료=페이팔)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미국의 온라인 결제 기업 페이팔이 내년부터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을 불편해 하는 쪽이 있다. 마스터카드는 가상자산 결제에 대해 "변동성이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는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블록체인 전문매체 유투데이(U.Today)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포춘 글로벌 포럼에 참석한 마스터카드 아제이 방가(Ajay Banga) CEO가 “비트코인의 큰 변동성은 사람에게 ‘공포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날 아제이 방가는 “비트코인보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더 선호한다”며 “금융시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건 비트코인이 아닌 CBDC”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비트코인과 같이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은 포용성이 떨어진다”며 “비트코인의 큰 변동성은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해 3월 개당 300만원대였지만 수 개월 만에 3배가 오르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아제이 방가 CEO가 비트코인이 물건을 결제하는 통화수단으로 적절치 않다고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7년 10월에도 정부가 통제할 수없는 모든 종류의 가상자산에 대해 '쓰레기'라고 강하게 표현했다. 과거에는 물병을 이번에는 코카콜라를 예를 들며 "어제의 가격과 오늘의 가격이 다르다면 통화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페이팔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해 무척 적극적이다. 페이팔은 21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몇 주 안에 미국에서 가상자산 매매 기능을 추가하고, 내년 초에는 페이팔 제휴 모든 온라인 가맹점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한 결제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매매 서비스는 우선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비트코인캐시(BCH), 라이트코인(LTC) 등 가상자산 시총 10위권 이내 메이저 알트코인 대상으로 이뤄진다.

댄 슐먼(Dan Schulman) 페이팔 CEO는 "효율적이고 빠른 지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디지털 통화로의 이행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페이팔의 서비스가 가상자산의 국제적 도입과 각국 중앙은행이나 기업들이 추진하는 새로운 디지털화폐의 네트워크망을 촉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마스터카드)

마스터카드와 페이팔 CEO의 의견이 얼핏 엇갈리는 듯하지만 두 CEO 모두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실제 마스터카드와 페이팔 모두 지난해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가상자산 '리브라(Libra)' 창립 멤버였다. 다만 이후 두 기업 모두 리브라 연합에서 탈퇴했는데 이 때에도 가상자산에 대한 두 CEO의 온도차를 느낄 수 있었다. 

댄 슐먼 CEO는 리브라 연합 탈퇴 이유에 대해 "페이팔이 리브라에 자원을 모두 투입하는 대신 자체 로드맵에 집중한다면 더 빠르게 금융 포괄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반발이나 규제 탓이 아니나는 질문에 대해서 "페이팔은 모든 규제 기관들과 견실한 관계를 맺고 있고, 신뢰받고 있다"면서 "(규제 압력을) 겁내서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비트코인만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스터카드와 제휴해 가상자산 연계 직불카드를 출시할 에정인 와이렉스(자료=와이렉스_

반면 아제이 방가 CEO는 리브라에 불편함 심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화폐가 소외계층도 쉽게 이해하고 생필품을 결제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리브라에는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람들이 리브라를 획득하거나 지급받으면, 현재 시스템에서는 리브라가 칼리브라 지갑에 보관된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파운드화 같은 법정화폐로 바꾼 뒤에야 쌀이든 빵이든 생필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마스터카드는 리브라의 사업 진행 과정이 만족스럽지 않아 리브라 연합에서 탈퇴한 것이다. 현재 영국의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 와이어렉스(Wirex)는 마스터카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가상자산 지갑과 연결된 마스터카드 직불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28일 새벽 비트코인(BTC) 가격은 1500만원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이 1500만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 JP모건이 ‘JP모건코인(JPM 코인)’ 등 자체 가상자산 출시를 발표하며 급격히 상승한 이후 1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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