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독점에 편승한 국내 대기업들..'야합의 대가' 30% 수수료 중 절반 챙겨

김지성 기자 승인 2020.10.23 16:37 | 최종 수정 2020.10.23 18:57 의견 0
구글,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 각 사 로고 (자료=각 사)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삼성·LG전자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국내에서 구글의 독과점 구조를 넘어 선 시장 지배력에 편승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외국계 기업의 불공정한 업태에 '야합'하는 대신 과도한 비율의 수수료를 보장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다. 

■ '구글 마켓, 국내 타격' 문제 제기하지 않은 이유 밝혀져

23일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영(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2위 스마트폰 제조업체 및 이동통신 3사와 함께 불공정한 방식으로 입지를 강화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구글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교 불가한 절대적 강자다.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비롯해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 스토어의 경우 국내 시장의 70%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게임 앱에서 이뤄진 결제를 통해 30%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이 가운데 절반인 15%를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챙긴 것이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에 비해 신용카드 사업자나 결제 대행 사업자 수수료는 2.5%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각 통신사들이 운영하던 앱 마켓이 구글 마켓으로 인해 엄청난 타격을 입었음에도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기업들이 구글의 독점을 통해 얻은 이익의 절반을 안정적으로 챙기며 구글의 시장 독점에 '부역'하고 있는 셈이다.

또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를 이용해 경쟁사 앱의 스마트폰 선 탑재를 방해한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윤 의원은 "구글은 OS 독점을 위해 협약으로 제조사들을 기술적으로 조처하고, 제조사·통신사가 경쟁 앱을 탑재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며 "나아가 삼성·LG 등 제조사 및 통신사들과 검색 광고 수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구글은 이미 유럽에서 구글은 휴대전화 제조사가 경쟁 운영체제(OS)를 모바일에 탑재하지 못 하도록 제조사와 금지 조약을 맺어왔다. 이를 '파편 방지 협약'(Anti fragmentation agreement) 또는 '대포크 협약'(Anti fork agreement)이라 부른다. 

이러한 협약을 삼성과 LG 등과도 맺어오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 독점을 강화해온 것이다. 그 대가로 이들 대기업은 구글 앱을 통해 거액의 광고 수익을 벌어 들였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로고 (자료=각 사)

■ '불공정 업태' 부담 국민에 전가, 산업 생태계에도 악영향

문제는 이러한 '짬짜미'의 부담이 일반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라고 업계는 개탄했다. 심지어 국내 스타트업들과의 공정한 경쟁은 물론 관련 산업의 생태계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왔다고 지적한다.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30%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스마트폰 서비스 기업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국내 IT 벤처들 가운데 수수료 부담 때문에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 경우도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용자들 역시 직접 수수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구글과 이동통신사에 생각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 온 셈이다.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한 구글의 구글 플레이와 애플의 앱스토어는 최근 인앱 결제까지 강제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공정한 인터넷생태계 조성과 부당한 행위의 재발방지를 위한 정보의 면밀한 조사와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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