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드론 수입금지' 美 산불 진압에 차질.."유인 비행기 위험요인 증가"

김지성 기자 승인 2020.09.03 00:00 | 최종 수정 2020.09.12 15:13 의견 0
미국 산불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꾸준하게 중국 드론을 퇴출시키고 있다.

중국의 DJI가 미국 상업용 드론 시장의 77%를 점유하면서 중국 드론이 찍은 영상물들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미 국방부는 물론 내무부에서 중국산 민간 드론의 사용을 중단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의 지점에서 미국이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중국산 드론을 금지한 탓에 산불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미국 정부 내 문건이 공개된 것.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산 드론을 퇴출하면서 자국내 산불을 진압하는 능력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내무부 내부 문건이 발견됐다.

현재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으로 내무부에서 사용중이던 800여 대의 드론이 비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도입이 되려던 17대의 화재 방재 드론 도입마저 취소됐다.

유출된 문건은 드론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국방부가 화재 진화를 위해 승무원을 태운 유인 비행기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는 위험요인을 지적하고 있다.

산불 방재용 드론이 소이탄을 투하하고 있다. (자료=droneamplified.com)

중국산 드론들은 화상을 통해 산불이 발생하는지를 파악하는데 주로 쓰여 왔다. 특히 도입할 예정이었던 17대의 드론은 화재가 발생한 산악 지형에서 적외선 카메라로 산불을 확인하고 정확한 지점에 맞불을 놓아 화재 확산을 막는 역할을 맡는 특수 목적용 드론이었다.

한편 파이낸설 타임스는 내부 문건이 올해 초 항공 서비스국에 의해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문건에는 미국이 지금까지 최악의 산불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으며 다행히 아직까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미 내무부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지형과 댐 등의 구조물 등의 안정성을 조사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을 감시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데이비드 베른하르트 미국 내무장관은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드론을 긴급 상황에 투입할 수는 있지만 새로운 드론을 구입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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