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째 유니콘 기업은 어디?]⑯ 음악을 게임에 접목한 '달콤소프트'

박응식 기자 승인 2020.02.24 16:10 | 최종 수정 2020.03.21 20:57 의견 0
 

[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올해 우리 정부가 유니콘(Unicorn) 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하면서 유니콘이 될 만한 예비 기업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올해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K-유니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 200개를 선정해 발표하는 것이 골자다.

이르면 다음달 구체적인 안이 발표된다. 지난해까지 11개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한국은 오는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 20개를 만든다는 것이 중소벤처기업부 목표다. 정부안에서 더 나아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니콘 30개 육성 계획까지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머니는 정부의 유니콘 집중 육성 정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올해에 12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할 예비 유니콘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이번에는 열여섯번째 순서로 음악을 게임에 접목해 유니콘 기업으로의 도약을 모색하는 '달콤소프트'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 주]

2014년 설립된 달콤소프트는 '슈퍼스타 SM타운' '슈퍼스타 JYP네이션' '슈퍼스타 BTS' 등 유명 아티스트를 소재로 제작한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슈퍼스타 시리즈는 대형 기획사와 협력해 만든 리듬게임으로 음악에 맞춰 스마트폰을 터치해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특히 2018년 출시한 '슈퍼스타 BTS'는 방탄소년단(BTS)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든 최초의 모바일게임이다.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구글이 선정한 2018 올해를 빛낸 게임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달콤소프트는 현재 미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 팝스타인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 미국 유명 아티스트와 '슈퍼스타 시리즈'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 1억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나아가 전 세계 아티스트들이 팬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선정됐다. 

“게임과 음악 결합으로 모두가 함께 ‘달콤한’ 세상 목표”

달콤소프트 창업자인 김현걸 대표는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 모델이 대부분 광고 수익이나 음원, 공연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서 착안해 달콤소프트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이미 시중에 공개되어있는 아티스트의 음원 등의 컨텐츠를 활용해 게임에 접목한다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슈퍼스타 시리즈를 기획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협업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종의 IP 사업인 셈이다. 거기다 한류 아이돌들의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시너지 효과까지 거뒀다.

김 대표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국내 원조 음원서비스 기업인 '소리바다'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그는 "다른 능력은 몰라도 사람 모으는 재주만큼은 남부럽지 않다"며 "SM, JYP, 빅히트 등 연예기획사들과 소리바다 시절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이 슈퍼스타 시리즈의 성공 비결"이라고 자신했다.

김현걸 달콤소프트  대표(자료=달콤소프트)

실제 김 대표는 2000년 당시 한국에서 획기적인 개인 간 거래(P2P) 기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였던 소리바다로 20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소리바다는 이후 불법 다운로드를 방조한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2006년 유료 서비스로 개편했지만 대기업 계열 음악서비스에 밀려나 시장 주도권을 내줘야만 했다. 소리바다의 시장 점유율은 70%에서 6년 만에 5%까지 떨어졌고, 7000억원에 이르던 시가총액은 4년 만에 700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소리바다를 통해 김 대표가 얻은 교훈은 명확했다. "소리바다의 정체성은 음악에 대한 정보와 정서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소리바다의 본질을 정보기술(IT) 회사로 인식했던 것이 가장 큰 착오였죠." 슈퍼스타 시리즈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달콤소프트가 게임이 아닌 음악 회사를 추구하고 있는 이유다. 김 대표는 "달콤소프트가 추구하는 방향은 기존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광고나 콘서트 외에는 수익원이 별로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콘서트와 음반 수익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추가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미 만들어진 음원과 사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IP를 가지고 하는 부가사업에 주목했다.

"세계 팬들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돌이 콘텐츠로서 가진 가치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이돌을 향한 이른바 '덕질'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팬과 아티스트를 연결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질 수 있는 강력한 IP라고 생각했죠."

■ 한국 넘어 글로벌 게임사 목표

미국 시장 공략에 몰두하고 있는 김현걸 대표가 주목하는 것은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SNS 마케팅이다. 현재 'SuperStar BTS'의 트위터는 100만 명이 넘는 팔로우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달콤소프트의 미국에서의 성과도 트위터의 성장과 함께 이어졌다.

기존 게임들이 네이버 까페나 다음 까페를 통해 소통하는 것과 다르게 'SuperStar' 시리즈는 철저하게 트위터에 집중한다. 글로벌 시장, 그 중에서도 미국을 노리는 만큼 트위터가 핵심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의 목표 중 하나는 'SuperStar' 시리즈를 모두 합쳐 트위터 팔로어 1,000만 명을 모으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SuperStar' 시리즈의 특성상 미국을 잡을 경우 엄청난 이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김 대표의 판단이다. 이에 김 대표는 미국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될 경우 현재 1,600만 명의 이용자가 1억 명까지 도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외에 판호가 개방된 중국 시장 진출 역시 준비 중이다. 다만 직접 진출은 하지 않는다. 달콤소프트는 중국 내 기업과 손잡고 'SuperStar'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유럽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현재 17개국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SuperStar' 시리즈를 2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SuperStar'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높이고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SuperStar' 시리즈는 모바일을 넘어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발매를 준비 중이다. 2019년 11월을 목표로 스위치 버전을 개발 중인 달콤소프트의 목표는 'SuperStar' 시리즈를 모든 아티스트가 참여 가능하며 모든 나라와 모든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티스트들이라면 누구나 팬들을 만나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것이 김 대표의 꿈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미국 GRP 레코드처럼 가수들은 평생 음악 활동을 하고, 회사는 이익을 내는 상호보완적 생태계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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