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의 독보적인 활약에 자극받은 국내 OTT들이 새로운 성장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자료=언스플래시, Unsplash)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세계 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 넷플릭스 성장이 가파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며 지난 9월 기준 국내 유료 가입자 수가 336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2년 전 9월 넷플릭스 결제액 63억원에서 5배나 성장한 것.
이 같은 수치는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신용·체크카드로 '넷플릭스'에서 결제한 금액을 추정한 결과다. 지난 9월 넷플릭스 카드 결제액도 46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넷플릭스 결제금액은 2018년 9월 63억원에 불과했으나 2019년 9월에는 241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9월에는 또 46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2일 국내외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전세계 콘텐츠 생태계 지형을 바꿔놓자 우리나라 토종 OTT들도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어떤 기업은 넷플릭스와 더욱 차별화를 두기 시작했고, 어떤 기업은 넷플릭스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 왓챠, 화질 개선하고 국내 소비자 선호 콘텐츠 제공
대표적인 토종 OTT 기업인 왓챠(WATCHA)는 서비스 초기부터 넷플릭스와 유사한 형태로 무제한 VOD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왓챠는 영화와 드라마 등 8만여 편이 넘는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으며 가입 후 2주 동안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제휴 콘텐츠 공급사도 소니, 20세기폭스,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설스튜디오, 파라마운트, HBO 등으로 다양해 넷플릭스에 없는 외화드라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영화는 한국인이 선호하는 작품이 많다.
왓챠가 'HDR10+' 고화질 콘텐츠 공급을 늘리며 콘텐츠 품질에 신경 쓰고 있다.(자료=왓챠)
왓챠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화질 면에서 최대 해상도가 UHD 해상도(3840x2160)가 아닌 풀HD(1920x1080)에 그쳐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부터는 UHD 해상도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나아가 차세대 고화질 영상 표준 기술인 'HDR10+'를 지원하는 등 화질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왓챠는 CJ CGV와 영화 콘텐츠 기반 데이터 통합 분석과 플랫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왓챠와 CJ CGV는 업무협약을 통해 ▲데이터 통합 분석 및 활용 ▲온라인 및 오프라인 플랫폼 협업 및 사업 영역 확대 ▲데이터 및 플랫폼 기반 신사업 발굴 등을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하고 폭넓은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 웨이브, 독자 콘텐츠와 독자 기능으로 차별점 강조
지상파 3사와 SKT가 합세한 국내 토종 OTT 웨이브 역시 지상파 TV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KBS '녹두전'을 시작으로 최근 SBS '앨리스'의 제작에 참여했으며 내년 초 MBC에서 방영되는 '러브씬넘버#'의 제작에도 나선다.
지난해 10월 미래 사업협력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한 SK텔레콤과 카카오의 협력관계도 빛을 보게 됐다. 웨이브는 넷플릭스 등 OTT에 대응하기 위해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제공한다고 밝혔다. 카카오M이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는 '연애혁명', '아만자', '며느라기', '아직 낫서른' 등 4개 작품이다. 먼저 카카오TV에서 선보인 후 웨이브에 공급한다.
웨이브에 제공되는 카카오M의 오리지널 콘텐츠들. (자료=카카오M)
SK텔레콤도 자사 기술을 통해 웨이브에 차별점을 더했다. SK텔레콤은 멀티뷰 서비스에 개별 연주 감상 등 신규 기능들을 대폭 추가한 ‘5GX 멀티뷰 2.0’을 새롭게 선보였다. ‘5GX 멀티뷰 2.0’의 가장 큰 변화는 공연 영상 중 특정 연주자의 연주만 들을 수 있는 '멀티오디오(Multi-Audio)'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공연 관람 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모습을 확대해 보거나 특정 악기 소리를 따로 들을 수 있어 감상 편의성이 높일 전망이다. 특히 멀티뷰 서비스는 SK텔레콤만의 독자 기술인 '에스타일(S-Tile)'을 적용해 영상 또는 음악을 멀티뷰 이용 시 지연 없이 이용할 수 있다.
■ 티빙, 넷플릭스와 같은 방식으로 요금제 개편
CJ ENM에서 분사한 티빙(TVING)이 다음달 15일 통합 요금제로 전면 개편한다. 티빙은 그동안 방송, 영화, 방송+영화 등 장르별로 이용권을 구분해왔지만 '이제 티빙 이용권 하나면 된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방송·영화 구분 없는 통합 요금제로 바꾸기로 했다.
새로운 요금제는 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 등 3가지다. 요금제 모두 방송과 영화 구분 없이 실시간 유·무료 채널과 주문형비디오(VOD) 등 영상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도록 변경됐다. 베이직은 월 7900원에 동시 시청 1회선, HD 화질(720p)이 적용된다. 스탠다드는 월 1만900원에 2회선, FHD 화질(1080p)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프리미엄은 월 1만3900원에 4회선, FHD 화질 이상(1080p·UHD)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이는 넷플릭스·왓챠와 유사한 요금제 방식이다. 기존에 있던 무비 프리미엄 요금제는 사라진다.
새롭게 바뀌는 티빙 요금제. 이전보다 가격이 오르지만 시청 가능한 콘텐츠는 늘어나게 된다.(자료=티빙)
새롭게 변경되는 요금제는 기존 CJ ONE 회원 요금이던 티빙 무제한(5900원), 무제한 플러스(9900원) 대비 2000~4000원가량 요금 인상효과가 있다. 하지만 동시 시청 회선이 늘어나고 또 넷플릭스와 왓챠에는 없는 tvN/Mnet/JTBC/MBC 등 실시간 TV 시청과 VOD가 제공되는 점은 티빙만의 강점이다.
한편 티빙은 JTBC와 OTT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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