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뜨거워지는 디스플레이 시장..삼성, LG '롤러블'에 '레이저' 대응

삼성전자, 9년 만에 레이저 프로젝터 출시..LG전자, 롤러블 OLED TV 니치 마켓 공략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0.24 01:00 의견 0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전세계 TV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로운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확장에 나섰다.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9년 전 철수했던 투사형 프로젝터를 다시 출시했다. LG전자는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Rollable) OLED TV'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디스플레이 기기는 화면이 클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삼성전자는 특이하게 프로젝터를 출시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대화면을 구현, 매스 마켓을 노리고 있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출고가 1억원'이라는 초고가 정책으로 니치 마켓(틈새시장)을 정조준했다. 

■ 레이저 광원 탑재해 9년 만에 부활한 삼성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더 프리미어를 통해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자료=삼성전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홈씨어터 붐이 일던  2004년 자체 개발한 DLP 프로젝터 'SP-H500AK'와 'SP-H400AK'를 출시하며 일본산이 주를 이루던 프로젝터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삼성전자는 꾸준히 고사양 프로젝터를 출시하다가 프로젝터 판매량이 주춤하고, LCD TV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2011년 프로젝터 개발과 출시를 중단했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올해 10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가정용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The Premiere)'를 새롭게 출시하며 프로젝터 시장에 재진입했다. 

그동안 프로젝터의 광원에도 변화가 있었다. 프로젝트 광원을 램프가 아닌 R(Red), G(Green), B(Blue) 색상을 투사하는 레이저 광원으로 변경된 것. 이를 통해 한층 밝고 선명하며 풍부한 색상을 재생할 수 있게 됐다. 

'더 프리미어'는 2800안시루멘의 밝기 덕분에 주광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자료=삼성전자)

특히 2800안시루멘(ANSI lumen)의 높은 밝기를 통해 빛이 어느 정도 있는 주광 아래서도 선명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단초점 프로젝터여서 벽에 가깝게 밀착시켜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이 개선됐다. 

더 프리미어는 프로젝터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HDR10+와 필름메이커 모드 인증도 공식 획득했다. 40W에 달하는 강력한 내장 우퍼와 어쿠스틱 빔 서라운드 사운드를 갖춰 별도의 스피커 없이 충분한 음량을 재생할 수 있다. 

초단초점 프로젝터인 '더 프리미어'는 벽면 아래 설치해도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자료=삼성전자)

해상도는 3840x2160 픽셀의 UHD 해상도를 지원하며 명암비는 200만:1, 레이저 광원의 수명은 2만 시간이다. 기타 스마트TV에 적용됐던 타이젠 OS와 음성 인식 어시스턴트 기능도 고스란히 담겨 있어 넷플릿스나 유튜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을 프로젝터에서 직접 시청할 수 있다. 

3개 HDMI 단자, RF 안테나 단자도 갖췄다. 더 프리미어는 트리플 레이저가 적용된 고급형 모델과 싱글 레이저가 적용된 보급형 모델 2가지로 출시된다. 출고가는 각각 749만원, 449만원이다.

롤러블 폼팩터에 올레드 화질 접목 'LG 시그니처 올레드 R'

LG 시그니처의 새 브랜드 앰버서더인 세계적인 F1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자료=LG전자)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400만원대로 100인치 대화면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면 LG전자는 크기를 키우는 대신 둘둘 마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프리미엄 가치를 더했다.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전시회 'CES 2019'에서 처음 공개된 롤러블 TV는 LG전자의 '초 프리미엄' 라인인 LG 시그니처 시리즈로 출시됐다. 정식 명칭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R(LG SIGNATURE OLED R'이다. 

이 제품은 화면 크기가 65인치다. LG전자의 OLED TV 라인업을 살펴보면 최저 48인치부터 시작해 55인치, 65인치, 77인치, 88인치까지 존재한다. 88인치 올레드 TV는 지난해 5000만원으로 출시됐다. 

그 88인치 대형 올레드 TV보다 가격은 2배 비싸고 화면 크기는 더 작은 롤러블 TV는 대신 화면을 말아서 하단부에 수납할 수 있다. 전원이 꺼진 상태의 거무칙칙한 패널을 숨길 수 있어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에 따라 전체 화면을 시청할 수 있는 풀뷰(Full View), 화면 일부만 노출되는 라인뷰(Line View), 화면을 완전히 없애주는 제로뷰(Zero View) 등을 선택할 수 있다. 

1억원이라는 초고가로 출시되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R'.(자료=LG전자)

화면 일부만 노출되는 라인뷰는 음악, 시계, 액자, 무드, ThinQ 홈보드 등 총 5가지 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 가령 무드 모드를 활용해 마치 집 안에 모닥불을 피워 놓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ThinQ 홈보드로 TV와 연동된 집 안 스마트기기의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화면을 완전히 숨기는 제로뷰는 그 자체로 인테리어 오브제 역할을 한다. 움직임을 감지하는 모션 센서를 탑재해 사용자가 다가가면 웰컴 조명 효과를 낸다. 특히 LG 시그니처 올레드 R는 4.2채널에 100와트(W) 출력을 내며, 제로뷰 상태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활용할 수도 있다. 

가격이 1억원으로 무척 비싸지만 이 새로운 폼팩터와 올레드의 우수한 화질 덕에 이미 적잖은 수량이 주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7000만원가량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예상보다 비싼 가격으로 출시되는 만큼 LG전자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제품 하나 하나를 명장이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알루미늄 본체 상판과 측면에 고객이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각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65인치 크기가 아쉽지만 둘둘 말 수 있는 TV라는 새로운 폼팩터는 확실히 혁신적이다.(자료=LG전자)

스피커를 덮고 있는 패브릭 원단 역시 덴마크의 명품 패브릭 브랜드 '크바드라트(Kvadrat)'의 것을 사용했다. 원단 색상도 시그니처블랙(Signature Black), 문그레이(Moon Gray), 토파즈블루(Topaz Blue), 토피브라운(Toffee Brown) 등 4가지 컬러 가운데 고객이 직접 원하는 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 구매 고객은 3년간 무상 서비스는 물론, 연 2회 특별 점검 서비스도 받는다. LG전자는 제품 설치시 서비스 명장과 LG전자 연구원이 함께 고객 집에 방문하는 동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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