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세 위안화 '숨고르기' 국면..중국 정부, 연초 '제동 조치' 발동

인민은행, 자국 기업 해외자금 조달 제한 일부 완화

김정태 기자 승인 2021.01.09 08:04 | 최종 수정 2021.01.09 08:05 의견 0
8일 현재 중국 위안화의 초강세가 정부의 개입으로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자료=디지털머니]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중국 정부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위안화 초강세 현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제동 조치'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하는 제한을 일부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초부터 초강세를 이어가던 위안화는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했다.

■ 위안화 고시환율, 2년반만에 최저치 후 이틀째 반등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일보다 0.15% 올린 6.4708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고시환율은 지난 6일 2년 반만의 최저치인 6.4604위안까지 하락한 후 이틀째 반등하고 있다.

이는 지나친 위안화 초강세 현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인민은행이 외환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등 개입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7일 밤 낸 공고에서 자국 기업의 해외 융자 규모 상한을 산출할 때 적용하는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기존의 1.25에서 1.00으로 내렸다.

이보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11일 기업을 뺀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25에서 1로 내렸다. 당시 제외된 일반 기업에 대한 제한도 이번에 함께 완화한 것이다.

자기 자본, 해외 융자 규모 등을 넣어 계산하는 해외 융자 조절 지수가 내려가면 중국 바깥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의 경우 지수 1이 적용되면 해외 융자를 통해 운영 자본의 최대 0.8배까지 조달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내려 자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 자금 조달을 더 쉽게 만들어준 것은 위안화 강세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거꾸로 인민은행은 코로나19의 충격파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는 위안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작년 3월에는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에서 1.25로 올린 바 있다.

■ "거의 30년 만에 달러당 6위안 밑 하락 가능성"

달러 약세 흐름과 중국의 선제적 경기 회복, 외부 투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위안화는 지속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6.5위안 선 밑으로 내려가 장중 6.4068위안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는 2018년 6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내린 것은 위안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을 뜻한다.

일부 기관은 올해 위안화 강세 흐름이 계속되다가 환율이 거의 30년 만에 달러당 6위안 밑으로까지 하락할 가능성마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민은행은 지난 6일 연두 업무회의를 마치고 낸 보도문에서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본적인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SCMP는 "중국의 내수가 약한 상태에서 위안화 절상으로 수출이 깨지게 되면 성장 자체가 주저앉게 된다"면서 "미국도 급격한 달러 약세가 힘들고, 중국도 급격한 위안화 절상이 힘들면 이 둘에서 속도 조절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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