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오프라인 유통 기업과 온라인 전문 기업 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기업 간 무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자료=무역협회)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선 바이러스 확산 예방,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등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온라인 소비 품목이 다양화됐다. 또 IT 기기와 인터넷 사용에 능숙한 고령층인 '실버 서퍼'가 중요 전자상거래층으로 부상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제한된 소매 유통 기업들은 온라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되면서 최적의 소비자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혁신기술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새로운 품목과 고객층,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의 융합 등 전자상거래 시장에 나타난 변화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 활발해진 홈코노미, ‘실버 서퍼’ 등 새로운 소비층 부각
8일 무역협회와 데이터 조사기관 퍼스트 인사이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예방이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마스크, 세정제 등 개인위생용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동 제한 조치 등에 따라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인 ‘홈코노미(home+economy)’가 활발해졌다.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등과 관련된 IT제품이나 사무용품 소비가 늘었고, 서비스 시설을 이용하는 대신 집에서 직접 피부 관리, 요리, 피트니스 등에 나서면서 관련 제품 소비가 증가했다. 과거 오프라인에서 주로 소비되던 식료품, 생활용품 등 생필품이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이동한 것도 새로운 추세이다.
수많은 소비자들이 매장 방문을 자제하는 대신 온라인 쇼핑을 택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콜드체인 물류, 초고속 배송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식료품 배송,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접하는 고령 소비자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이지만 ‘실버 서퍼’라고 불리며 중요 전자상거래 고객층으로 급부상했다. 그 어느 세대보다 엄격한 외출 자제가 요구되고, 과거 오프라인 쇼핑을 더 선호했던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구매 전환이 가장 두드러지는 세대이기도 하다. 퍼스트인사이트는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56~74세)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방식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고령화가 진행 중인 선진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고령층의 온라인 쇼핑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새로운 트렌드에 적극 대응한 기업에게는 신규 고객과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치열한 경쟁과 정보기술 개발에 대응하지 않은 기업들은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베이비붐 세대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식료품 배송, 구독형 OTT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처음으로 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퍼스트 인사이트)
■ ICT 핵심 기술이 '비대면·글로벌 거래 진화' 주인공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매장에서 픽업하는 ‘BOPIS(Buy Online, Pick-Up in Store)’나 차에 탄 채로 상품을 수령하는 ‘드라이브스루’ 등 다양한 유통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실시간 방송과 쇼핑이 결합된 라이브스트리밍 커머스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를 계기로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모든 판매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옴니채널 구축이 유통 기업의 핵심 과제로 대두했다. 향후에는 소비자가 채널 제약 없이 자유자재로 제품 주문, 픽업, 사후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매끄러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관건이다.
매장을 방문해 직접 제품을 보고 구매하는 전통적인 쇼핑 방식이 사라지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이 전자상거래에 녹아들고 있다.
인공지능(AI)의 경우 반복되는 고객 문의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챗봇이나, 소비자가 음성으로 상품 주문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전 과정에서 실시간 이력 추적이 가능하도록 하는 센서나, 전자기기 소모품이 떨어졌을 때 자동으로 주문을 넣어주는 서비스 등이 구현되고 있다.
화장품, 의류, 가구 등 직접 제품을 보거나 테스트하는 것이 중요한 품목에서는 증강현실(AR) 기술이 도입되며 소비자의 언택트 소비가 용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0년 글로벌 VR·AR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78.5% 증가한 188억 달러(약 20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부동산업, 관광업 등 물리적 제약이 큰 산업에서도 VR·AR 기술을 활용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첨단 기술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라며 "고객 관점에서 매끄럽고 편리한 최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디지털 세상을 읽는 미디어 ⓒ디지털머니 | 재배포할 때에는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