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인덱스 분석] ① 한국, 인프라·특허 빼고 나머지는 모두 중하위권

김정태 기자 승인 2020.09.15 23:50 | 최종 수정 2020.09.18 15:35 의견 0
우리나라의 AI 생태계 수준은 54개국 중 종합순위 8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최근 ‘글로벌 AI 인덱스’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AI 산업은 경쟁국가에 비해 구호만 요란할 뿐 이렇다할 실적이 없다. 특히 AI 분야 국가 차원 투자지원 등을 의미하는 ‘정부전략’ 부문의 한국 순위는 54개국 중 31위에 그쳤다. 이에 본지는 한국의 AI 산업의 현실과 향후 육성책에 대해 2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IT강국 한국의 'AI 성적표'는 의외로 초라했다. 인프라·특허를 제외하고는 모두 세계무대에서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산업의 핵심인 AI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지만 한국은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경련은 영국의 데이터분석 미디어인 ‘글로벌 인공지능(AI) 인덱스’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 한국 IT 강국 '인프라' 갖췄지만 ‘AI 생태계’는 여전히 취약

국가별로 대조하면 한국이 우수한 ICT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AI 산업 성장이 더딘 상황이라는 것. 전경련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급성장하는 글로벌 AI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 정부의 투자지원, 빈약한 인력풀, 규제에 막힌 산업여건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우리나라의 AI 생태계 수준은 54개국 중 종합순위 8위였다. 그러나 세부 항목별로는 총 7개 부문 중 인프라와 개발을 제외한 5개 부문에서 인덱스 점수는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특히 인재, 운영환경, 정부전략 및 벤처현황은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위는 단연 미국이었다. AI 전문인력 수준과, 인터넷․네트워크 등 인프라, 학술논문 등 연구수준과 벤처기업 규모와 투자기금 등 벤처현황에 이르기까지 총 4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영국은 데이터 규제 등 행정여건을 의미하는 운영환경 부문에서, 중국은 특허와 신제품 등의 개발 부문과 정부 전략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네트워크 환경과 안정성을 의미하는 인프라 부문과 특허, 제품 혁신 등 개발 부문에서만 5위권에 진입한 상황. 나머지는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러 AI 발전을 위한 산업 생태계가 취약한 편이었다.

■ 2023년 한국 AI 시장규모, 중국의 약 4.5% 수준 그칠 듯

코로나19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세계 AI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는 최근 전 세계 AI시장 규모를 2020년 총 1565억달러(약 186조원)로 2019년에 비해 12.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후 2024년에는 3000억달러(약 356조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한·중 AI시장 전망을 보면 2023년 기준 중국은 119억 달러(14조원), 한국은 6400억원 규모 성장을 예상하면서 우리나라 AI 시장규모가 중국의 약 4.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됐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올 한해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의 어려움 속에서도 비대면 시대의 AI시장은 12.3% 성장이 전망되는 등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한국의 현주소는 생각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김실장은 “AI 선진국인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의 원천인 인재확보와 함께 빠르고 강력한 규제완화와 투자․세제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산업 분야일수록 민관이 함께 뛰어야 성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 “해외인재 영입 및 기업의 재교육,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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