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판도 변화 예고..엔비디아, 소프트뱅크와 ARM 인수 협상

김지성 기자 승인 2020.08.05 10:27 | 최종 수정 2020.09.11 15:46 의견 0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 시장 판도를 바꿀 큰 변화가 예고됐다.

엔비디아가 손정의가 이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글로벌 반도체 설계 1위 기업 ARM을 인수할 유력 기업으로 나타난 것.

엔비디아는 글로벌 1위 그래픽 처리장치(GPU) 설계기업이다. 그래픽 처리장치 1위 기업과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1위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반도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엔비디아 ARM 인수 나서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로부터 영국 팹리스 업체인 ARM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가격은 410억 달러(한화 49조 원)로 추산되고 있다. 해당 인수가 실현될 경우 반도에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다.

ARM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2016년 인수했다. 현재 소프트뱅크가 75% 지분을 가지고 있다.

■ 소프트뱅크 ARM 매각 이유는

손 회장은 지난 2016년 320억 달러(한화 약 38조 원)를 주고 ARM을 인수했다. 하지만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와 위워크 지분투자 손실 등으로 ARM 매각을 결정했다.

ARM은 팹리스 업체로서는 1위 기업이지만 최근 성장해온 다른 반도체 기업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라보드의 애널리스트 닐 캠플링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2016년에 인수한 뒤 ARM 연간 매출은 120억 달러에서 190억 달러로 다른 반도체 기업에 비교해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 엔비디아의 ARM 인수 영향은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게 되면 반도체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탄탄히 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게이밍을 중심으로 과학 연구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암호화폐 채굴 등에 쓰이는 고급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ARM의 강점인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을 더하게 되면 전 세계 최강의 반도체 기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세계 반도체 생산 1위 삼성의 행보는

ARM이 시장에 나오면서 반도체업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의외로 담담한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보다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

ARM을 인수하면 설계부터 생산까지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파운드리가 강한 기업이다.

ARM의 강점인 반도체 설계 시장에 직접 뛰어들 경우 ARM의 강점을 살리기가 쉽지 않아진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ARM 인수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협업 모델을 위한 지분 인수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ARM을 인수하는 것은 전혀 다른 국면이 열리는 것”이라며 “종합 반도체 회사로서 다른 경쟁사와의 관계와 ARM 인수로 인한 내부 사업 모델의 변화까지 모든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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