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쳐 인 시네마] '칠드런 오브 맨' 인간 종말의 시대를 말하다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날이 온다면

이성주 기자 승인 2020.11.27 10:10 | 최종 수정 2020.11.27 11:01 의견 0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의 한 장면.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저출산. 인구감소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다. 갈수록 인구는 줄어들고 각박한 삶 속에 출산뿐만 아니라 결혼마저 포기하는 젊은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발맞춰 이대로 가다간 자칫 국가가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렇다면 아예 모든 인간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세상이 오면 어떨까. 전 세계 모든 여성이 임신 기능을 상실한 종말의 시대인 것. 영화 ‘칠드런 오브 맨(2006)’은 대부분 국가가 무정부 상태로 무너져 버린 서기 2027년의 미래를 그린다.

영화 속 세상은 혼돈 그 자체다. 세계에서 가장 어린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에 모든 사람은 슬픔에 잠긴다. 국가가 사라지고 질서가 무너졌기에 곳곳에서는 테러와 폭동이 쉴 새 없이 일어난다. 유일하게 군대가 살아남은 국가 영국에는 불법 이민자들이 넘쳐난다. 군대와 불법 이민자는 끝없는 충돌 속에 전쟁을 불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 테오는 전 부인 줄리안을 만난다. 20년 만에 나타난 줄리안은 흑인 소녀 키를 테오에게 맡긴다. 테오는 키가 임신을 한 기적의 존재라는 것을 알고 인간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곳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 모험을 시작한다.

‘칠드런 오브 맨’은 처음부터 끝까지 암울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잿빛으로 물든 세상이 스크린을 채우고 분노와 절망이 찌든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영화 속에는 한 줄기 빛처럼 존재감을 뽐내는 이들도 있다. 키를 돕기 위해 나서고 희생을 감수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새로운 생명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하는 빛이다.

키는 계속되는 시련 끝에 아이를 낳는다. 아이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영국군과 불법 이민자 사이를 가르고 퍼져 나간다. 사람들은 싸움을 멈추고 성호를 그으며 무릎을 꿇는다.

그렇게 영화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사랑, 희생을 강조하고 생명의 숭고함을 전한다. 인류가 모든 문제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생명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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