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블랙홀 이론 흔들..130억년 초기우주서 초대형 퀘이사 관측

이성주 기자 승인 2020.06.29 22:24 의견 0
블랙홀 관련 이미지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지금까지 정립된 우주의 생성과 블랙홀 형성 및 성장 이론을 흔들어 놓는 괴물 블랙홀이 발견됐다. 

초기 우주로 생각하고 있는 130억 년 전 초대형 블랙홀을 가진 퀘이사(Quasi-stellar Object)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관측된 퀘이사는 미국 애리조나대학과 미국 국립과학재단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실(NOIRLab)에 의해 발견됐다. 연구팀은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정상에 있는 제미니 천문대와 W.M.켁 천문대 망원경을 통해 이 퀘이사의 존재를 확인했다. 

하와이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마우나케아산의 망원경으로 발견된 점을 기려 하와이어로 "빛으로 둘러싸여 회전하는 보이지 않는 창조의 원천"이라는 의미를 가진 '포뉴아에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대학 스튜워드천문대의 양진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빅뱅 뒤 약 7억년밖에 안 된 시점에서 시작된 퀘이사의 빛을 관측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우주의 역사는 138억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퀘이사는 태양 질량과 비교해 수십만에서 수백억 배에 이르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주변을 도는 강착원반의 물질을 빨아들이는 활동은하핵(AGN)을 가진 은하를 말한다. 매우 멀리 있지만 별처럼 밝은 빛을 낸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천체이며 138억년 우주 역사에서 언제 처음 출현했는지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J1007+2115'라는 공식 명칭이 부여된 퀘이사 포뉴아에나의 빛은 약 130억 2000만년 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퀘이사 중에서는 두 번째로 오래됐다. 하지만 블랙홀의 질량으로만 따지면 초기 우주에서 가장 큰 퀘이사이다. 

포뉴아에나가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블랙홀 형성 이론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론으로는 작은 블랙홀이 빅뱅 뒤 7억년 밖에 안 된 시점에 태양 질량의 15억배에 달하는 초대형 블랙으로 자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블랙홀 관련 이론에 따르면 빅뱅 뒤 우주는 빛조차 없는 암흑기가 이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별과 은하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약 4억년쯤 뒤로 수소 이온화가 이뤄진 '재이온화기'(Epoch of Reionization)로 제시돼 있다.

하지만 포뉴아에나는 재이온화기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포착된 천체다. 재이온화기는 수억 년간 진행된다. 

연구팀은 포뉴아에나와 같은 퀘이사가 존재하려면 빅뱅 뒤 1억년 이내에 태양의 1만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진 블랙홀 "씨앗"(seed)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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