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지시받던 '로버' 더 똑똑해진다..AI 활용 필요한 정보만 지구로 전송

김샛별 기자 승인 2020.06.29 16:39 의견 0
로잘린드 프랭클린 로버 상상도 (자료=ESA)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지구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던 '로버'가 더 똑똑해진다.

새로운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지구에 알려야 할 정보를 스스로 골라 전송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우주 연구의 효율성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NASA 고더드우주비행센터(GSFC) 방문과학자인 빅토리아 다 포이안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주 온라인으로 진행된 지구화학 분야 국제회의인 '골드슈미트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AI 시스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모마'(화성유기분자분석기)의 분광실험 자료와 암석 샘플 분석을 학습시킨 결과 알 수 없는 광물 분광 결과를 94% 정확도로 분류하고 이전 샘플과 87% 정확도로 일치시키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모마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신경망 알고리즘에 암석 샘플을 분석해 유기분자를 확인할 수 있는 첨단 질량 분석기다.

현재 화성에서 활동하는 로버는 수억 킬로미터 떨어진 지구 관제소에 일일이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움직이고 있다. 화성만 해도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면 10분 안팎으로 신호가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목성이나 토성의 위성으로 탐사영역이 넓어지면 신호 전송에 5~7시간씩 걸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새로운 AI 시스템은 현장에서 탐색할 광물을 알아서 찾아 분석하고 지구 관제소에 보고할 내용도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해 전송한다. 지구로 전송되는 데이터 크기가 작아져 데이터 교환이 더 빨라진다. 그만큼  효율적으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우선 2022년으로 발사가 연기된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의 '엑소마즈 미션'의 '로잘린드 프랭클린' 로버에 시험 적용된다. 이후 화성보다 더 먼 목성이나 토성의 위성 탐사에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다 포이안 연구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간이 우주탐사에서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가 판단 능력을 키워 가장 관심도가 높거나 시급히 전달할 필요가 있는 정보를 골라 전송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GSFC 행성환경연구실의 에릭 라이네스 연구원은 이 같은 기술이 행성 탐사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를 지구로 다시 보내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원하는 만큼 실험을 하거나 샘플을 분석할 수 없다"며 "인공지능을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한 후 지구로 다시 보내기 전 데이터의 초기 분석을 수행해 우주 연구의 효율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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