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화성을 둘러싼 에메랄드 빛..산소 원자 발산 첫 관측

이성주 기자 승인 2020.06.18 18:15 의견 0
화성 궤도를 도는 TGO와 대기가 녹색으로 빛나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자료=유럽우주국(ESA))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화성 대기에서 에메랄드빛이 분출되는 현상이 관측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벨기에 리에쥬 대학 소속 장 클로드 제라드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공동연구진은 이날 "유럽우주국의 가스추적궤도선(TGO)이 화성 대기에서 에메랄드빛의 녹색 스펙트럼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해당 발표는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온라인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담겼다.

연구진은 "녹색 빛은 태양에서 온 고에너지 입자가 화성 대기에 있는 산소 원자와 반응할 때 발생한다"면서 "이번에 관측된 녹색 빛은 화성 대기의 95%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에서 떨어져 나온 산소 원자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4월 말부터 12월 1일까지 노마드의 자외선 및 가시광선 분광기(UVIS)를 이용해 궤도를 돌 때마다 두 차례씩 고도 20~400㎞ 권역을 관측해왔고 거의 모두에서 녹색 빛을 찾아냈다. 해당 빛은 카메라 이미지가 아니라 노마드 분광기에 포착된 것으로 고도 80㎞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계는 지난 40여 년 간 지구 가장자리에서 관측돼 온 녹색 스펙트럼이 다른 행성에도 발생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하지만 실제로 관측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화성의 녹색 발광은 산소의 특성이지만 지구의 오로라와는 차이가 있다. 화성에서 관측되는 발광의 경우 자기장이 없기 때문에 한곳에 집중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번 녹색 빛 관측은 달을 넘어 화성으로 향하고 있는 전세계 우주항공 분야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영국 개방대의 매니시 파텔 교수는 이날 BBC 인터뷰에서 "화성에 가기 전에 우리가 하는 과학연구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하는데 이번에 눈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이는 화성 탐사선의 진입, 하강 및 착륙 과정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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