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NE' 어떤 변화 이끄나?

800V 급속 충전, 차선 변경도 자율주행으로
전기차 대중화로 규모의 경제 시발점

김지성 기자 승인 2020.06.08 15:39 | 최종 수정 2020.06.10 09:44 의견 0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NE 


[디지털머니=김진욱 기자] 현대자동차의 최초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 'NE'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개발코드명 NE)로 추정되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

신차가 나오면 누구나가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 더욱 관심이 모이는 것은 현대차가 내놓는 전기차 전용 모델이기 때문이다. NE는 현대차가 선보인 코나 EV와 아이오닉 EV처럼 내연기관 대신에 전기 모터를 탑재하는 방식이 아니다. 업계 사상 최초로 EV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차 콘셉트카 '45 EV'를 선보였고 NE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전기차에 집중하는 현대

현대차는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엄격해지고 있는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 규제로 완성차업체들은 앞 다퉈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이에 선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겠다는 의도다.

국내 문재인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와 함께 친환경 경제정책인 '한국형 그린뉴딜'사업의 한 분야로도 전기차가 꼽히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600만대 정도였던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20년 850만대로 커지고 2030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가기보다는 앞장서 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미 2025년까지 전기차 시장을 완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50여종의 전기차 모델 양산을 세워놓고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아이오닉 EV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서 코나 EV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NE를 비롯해 향후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에 대한 마스터플랜은 탄탄하게 짜여 있다”며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현대차가 더욱 속도를 낼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공개된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45 EV' (자료=현대자동차)


■ NE는 어떤 전기차

현대차의 최초 전기차 플랫폼 NE는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울산 1공장 2라인을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바꾼다. 생산 첫해인 내년 7만4000대, 2022년에 8만9000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차량의 제원도 일부분 외부에 공개됐다. 최근 노동조합에 전달한 NE 제원과 생산 계획 등에 따르면 NE는 길이가 길고 높이가 낮은 BMW X4와 같은 쿠페형 SUV로 생산된다. 차체 길이는 4635㎜이며 차체 폭은 1890㎜로 중형 SUV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다. 차체 높이는 1605㎜로 소형 SUV 코나(1565㎜)급이다. 내부 공간의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000㎜로 대형 SUV 팰리세이드(2900㎜)보다 길다.

배터리는 기본형에는 58㎾h, 항속형에는 73㎾h 배터리를 탑재한다. 완충후 주행 가능거리는 각각 354㎞, 450㎞이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으로 차선을 바꾸는 HDA(Highway Driving Assistant) 2가 기본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A2는 차세대 운전자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능동 차선 변경과 끼어드는 차량까지 인식하는 반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일부에서는 인터체인지를 자동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HDA 2.5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충전 속도다. 800V(볼트) 충전 시스템을 갖춰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같이 10여분만 충전을 하면 배터리의 절반가량을 충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들이 전기차를 쓰면서 가장 불편하게 여겨온 충전 시간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 NE로 추정되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자료=전기차커뮤니티)

■ 전기차 한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NE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시장성 문제는 해결해야할 부분이다.

현대차가 완성차 업체로 배출가스 규제로 친환경차 양산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여전히 경제성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을 따라갈 수 없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이 없다면 이용자들도 경제성에서 한참을 뒤지는 전기차를 구입할 이유가 사라진다.

특히 최근 정부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가 과연 전기차에서 경제성을 갖출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결국 얼마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느냐가 문제의 해결점이 아니겠느냐”며 “규모의 경제로 가야 하는데 가장 먼저 이용 불편을 제거해야한다는 측면에서 급속 충전과 그에 따른 인프라 구축으로 이용자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

이어 “현대차를 비롯해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폭스바겐도 전기차는 중단기적으로 손실을 보지 않는 측면에서 생산에 나설 것”이라며 “어차피 가야할 시장이라면 먼저 시장에 자리를 잡고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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