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쳐 인 시네마] 당신의 시간, 4분에 커피 한 잔 드려요..영화 '인 타임'

모든 것이 시간으로 계산되는 미래..'카운트 바디 시계'에 따라 사는 삶

이성주 기자 승인 2020.11.23 09:35 | 최종 수정 2020.11.23 15:30 의견 0

영화 '인타임' 스틸 (자료=20세기 폭스)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인간은 누구나 한정된 삶을 산다. 하지만 다른 이의 시간을 빼앗을 수 있다면? 쌓고 쌓이는 시간 속에 영생을 누릴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흘러갈까. 시간의 가치가 극대화된 세상을 말하는 영화가 지난 2011년 국내 개봉된 ‘인 타임’이다.

‘인 타임’은 모든 것이 시간으로 계산되는 미래다. 25살이 된 인간은 노화가 멈췄고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에 따라 삶을 산다. 1년의 시간이 적힌 시계. 다른 이의 시간을 가져오면 영생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커피 1잔은 4분에 살 수 있고 스포츠카 1대를 살기 위해서는 59년의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 모든 소비가 시간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모두 소진하고 시계 속 시간이 0이 되는 순간 인간은 죽는다.

‘인 타임’은 하루하루를 빠듯하게 살아가고 일분일초를 다투며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주는 작품이다. 영화가 그리는 세상은 화폐 단위를 시간으로 설정했을 뿐 현대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부자들은 넘치는 시간 속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한다. 가난한 자들은 하루를 겨우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노동으로 사고 빌리고 훔치면서 생존한다. 영생의 기회가 열린 세상이지만 빈부 격차가 차디찬 현실을 만들고 있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인 타임’은 부실한 개연성과 연출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소수의 영생을 위해 다수가 희생해야 한다는 시스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나 캐릭터와 상황이 가지는 설득력 부족 등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혔다.

그런데도 ‘인 타임’의 소재는 빛난다. 시간의 가치를 일깨우기 때문. 삶 속에서 우리는 시간의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택시를 타고 빨리 이동하는 대신 비싼 돈을 지불할지.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대신 적은 돈을 쓸지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다.

때문에 오늘날 시간의 가치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시간의 가치를 계산해주는 비즈니스 ‘클리어띵킹닷오그(ClearerThinking.org)’와 ‘런베스트(LearnVest)’가 성업 중인 것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다.

결국 행복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시간은 언제나 흐르고 있다. 또 지나간 시간은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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