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서비스로 일상 이야기나 업무상 대화를 나누다 실수를 해도 메시지 삭제·수정 기능을 쓰면 보낸 내용을 지울 수 있다.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최인영 기자] 잊혀질 권리? 한번 내뱉은 말 되돌릴 수 있는 권리!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대화보다 메시지로 자신의 뜻을 전하는 것이 보편화된 사회다. 쉽고 빠르게 상대에게 말할 수 있지만 잘못 내뱉은 말로 되돌릴 수 없는 사이로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메신저 서비스 업체들은 한번 보낸 메시지를 ‘수정·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비대면, Untact) 문화가 확대되면서 메시지의 역기능에 대한 보완책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 발송 메시지 '24시간' 안에 삭제 가능
직장 상사의 뒷담화를 실수로 당사자에게 보낸 경우가 한번 쯤 있을 것이다. ‘아차!’ 싶었지만 야속하게 전송되버린 메시지를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일을 피할 수 있다.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이 생기기 때문이다.
8일 네이트온 메신저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번 달부터 메시지 및 파일 발송 취소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상대방의 수신 여부와는 관계없이 24시간 안에는 언제든지 보낸 메시지나 파일을 삭제할 수 있다.
동시에 여러 사람과 대화하다 엉뚱한 상대에게 답을 하지 않도록 ‘주의 필요 그룹’ 설정 기능도 추가한다. 태플릿PC나 노트북 화면에서 여러 개의 창을 띄워도 혼란을 막을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한 기능들은 지난 2월 SK커뮤니케이션즈가 네인트온 서비스 사용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소비자들은 메시지 발송 취소 기능에 가장 많은 응답률(26%)을 보였다.
네이트온은 현재 약 150만 명이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비대면 문화에 업무용 기능에 대한 요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을 우선적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파일 전송 보관 주기나 원격회의 환경 개선 등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순차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에도 ‘메시지 삭제’ 기능 추가
취중 문자를 보내거나 맞춤법에 어긋난 휴대폰 문자을 보내 창피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자신의 실수를 감출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미 보낸 메시지를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서비스 덕분이다.
8일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은 아이폰에서 보낸 문자를 24시간 안에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애플 아이폰의 iMessage에서는 그동안 한번 보낸 메시지는 바꿀 수 없도록 설정돼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낸 메시지를 길게 누르면 복사, 수정, 삭제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영국 일간지 ‘더선(The Sun)’은 애플이 메시지 편집 기능을 미국 특허청(USPTO)에 특허 출원했다고 8일 보도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이제 iOS 업데이트 시 메시지 편집 기능을 선택할 수 있게된 셈이다.
애플 관계자는 “바뀐 메시지에는 별도의 ‘라벨’을 표시할 예정”이라며 “모든 특허와 마찬가지로 이번 아이디어도 정확한 공개 일정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카오톡’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보낸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다. 다만 메시지를 보낸 시점으로부터 5분 안에 삭제해야 한다.
메시지를 보낸 후 5분이 지나면 자신의 카카오톡에서만 메시지를 지울 수 있다.
카카오톡에서는 메시지뿐 아니라 사진, 문서 등 파일도 삭제할 수 있다. 동시에 여러 장의 사진을 보낼 때도 메시지 삭제 방법과 동일하게 잘못 보낸 파일을 지울 수 있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대화 창에서 메시지를 삭제해도 서버에는 2~3일간 남아 있다”며 “소송 등을 이유로 지워진 메시지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 정보 요청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페이스북 메신저에서도 지난해부터 메시지 삭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메시지 전송 후 10분 안에 메시지를 삭제하면 상대방의 메시지 창에서도 해당 내용이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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