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 내리자 북극 곰과 남극 펭귄 등이 삶을 위협받고 있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북극곰 개체 수 파악을 위해 드론을 띄워 연구를 시작한다.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최인영 기자] 지구온난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북극곰들을 위해 드론을 띄워 연구를 시작한다. 북극곰 개체 수 파악에 드론을 동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따르면 그린란드와 남극은 바다뿐 아니라 육지에서도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린란드를 덮은 대륙빙하가 6000억톤(t)이나 녹아내려 해수면을 1.5mm 상승시켰다.
독일 과학자들은 해빙은 북극곰을 포함한 바다표범, 물개 등의 서식지이자 사냥터이기 때문에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은 곧 북극 동물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남극에서도 지구 온도 상승으로 얼음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남극 펭귄마저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있다.
■ 사라져 가는 '빙하' 갈 곳 잃은 '북극곰'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수영장(올림픽 대회 기준) 약 4700만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의 얼음(물의 양)이 녹아내리고 있다.
7일 미국 워싱턴대학교 벤 스미스 교수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그린란드와 남극에서 육지를 덮고 있는 얼음층인 ‘빙상(氷床)’이 16년 사이 5조 880억톤 가량 사라졌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해안 해수면은 14mm 높아졌다. 해안 지역에서 녹아내린 얼음양이 내륙에서 내린 눈의 양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그린란드는 해마다 평균 200억톤(t)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다. 남극에서는 해마다 1180억톤의 얼음을 사라지고 있다. 얼음 10억톤은 올림픽 대회를 치르는 수영장 40만개를 채울 수 있는 물의 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린란드 대륙 빙하가 기록적 수준으로 녹아내렸다. 프랑스의 AFP와 영국 로이터통신 등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을 1.5mm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7일 밝혔다. 전 세계 해수면 상승치의 약 40%를 차지한다.
반면 눈이 내려 쌓이는 그린란드 내륙의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서는 빙상의 두께가 더 두꺼워지고 있다. 하지만 해안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양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남극에서는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인해 바다에서 떨어져 나온 빙하(氷河)뿐 아니라 빙상과 이어진 바다 위 얼음덩어리 빙붕(氷棚)마저 녹아내리고 있다. 빙붕이 녹아 얇아지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얼음의 흐름은 더욱 발라져 악순환을 초래한다.
해빙은 바닷물이 얼어붙은 것을 의미한다. 반면 빙상과 빙하, 빙붕은 육지에 내린 눈이 얼음으로 다져진 것을 뜻한다.
독일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앞으로 50년 안에 북극에서 더 이상 여름 해빙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주장한다. 여름 해빙이 사라지면 북극 동물들의 삶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 우려한다.
■ 멸종위기 '북극곰' 연구에 '드론' 띄운 러시아 과학자들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 곰의 주요 서식지인 북극해 얼음이 급격하게 줄자 러시아 과학자들이 드론을 띄워 개체수 파악에 나선다.
7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동시베리아 추코트카 자치구에 있는 브랑겔섬에서 최근 북극곰 개체 수 파악을 위해 ‘쿼드로콥터(Quadrocopter)’를 동원한다고 밝혔다. 북극곰 연구에 드론을 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북극곰들이 쿼드로콥터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생활해 자연스러운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쿼드로콥터는 4개의 회전날개로 하늘을 나는 헬리콥터다.
쿼드로콥터로 얻은 사진과 동영상은 북극 곰의 연령대와 건강 상태, 행동 특성 등을 연구하는 데 사용한다.
브랑겔섬은 지난 2004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다. 북극 곰을 비롯해 멸종위기 동물이 대거 서식하고 있다.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산하 브랑겔섬 자연보호지구 공보실은 “세계자연기금(WWF)이 기증한 4대의 쿼드로콥터로 북극곰의 서식지를 발견했다”며 “4차례 띄운 쿼드콥터가 발견한 동굴에는 암컷 1마리, 새끼 2마리의 북극곰이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북극 곰은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분류한 멸종위기 취약(VU) 등급에 속한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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