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자동차 사진만 보고도 차량 손상 여부는 물론 수리 이력, 사진 위변조 사실 등을 알아내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최인영 기자] 사람의 눈으로 사고 이력을 판별해 공정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자동차 수리 시장에 오명을 벗겨 줄 시스템이 도입된다.
인공지능(AI)이 자동차 사진만 보고도 차량 손상 여부는 물론 수리 이력까지 알아낸다. 교통사고 발생 때에도 사진만 찍어 보내면 예상 수리 견적까지 뽑아준다. 이미지 위·변조 여부도 정확히 짚어내 자동차를 담보로 한 대출사기를 사전에 막아낸다.
AI가 업무의 투명성을 높여 불량 중고차를 만나거나 보험료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 차량 사진만으로 '예상 수리비' 산출
교통사고 발생 때 소비자는 파손 차량의 사진만 보내도 예상 수리비를 바로 알 수 있게 된다. AI가 사고 차량의 사진을 보고 부품 종류와 손상 정도 등을 판단해 예상 수리비를 뽑아준다.
보험개발원은 국내 보험사와 정비공장 등이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수리비 산출 온라인 서비스(AOS)’에 화상 분석 AI 기술(AOS알파)을 탑재한다고 6일 밝혔다.
보험개발원은 사고 차량의 사진만 보고도 예상 수리비를 자동 산출하는 ‘AOS알파’ 시스템을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와 6개 공제조합에 보급한다. AI로 이미지를 분석해 보험금을 산출하는 시스템은 국내 최초다.
AOS알파는 외관상 부서진 정도를 판독해 낸다. 부품 종류와 손상 정도를 판단해 예상 수리비를 산출한다. 현재 보험사에 등록된 국산 차량의 90%에 이르는 195종의 차량 수리비를 견적낼 수 있다.
AI가 견적을 뽑으면 표준화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어 업무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운전자는 사고 현장에서 직접 사진을 찍어 수리 견적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보험사 직원은 사고 차량을 촬영하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AOS알파 카메라’로 소비자의 차종과 보험정보 등을 찾을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카메라가 차량번호를 자동 인식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보험사와 정비공장 직원은 사고 차량 접수 때 차량번호와 사진 등을 직접 손으로 입력해야 한다.
보험개발원은 55억원을 투입해 만든 이 시스템이 보험금 누수를 막고 보험료 할증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보험사 현장 직원에게 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도록 한 후 내년부터는 소비자와 정비공장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진호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장은 “AOS알파가 정착되면 분쟁 없는 보상문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미지 판독으로 '중고차 담보 대출' 정확도 향상
중고차 담보 대출을 신청하면 사람을 대신해 AI가 심사하는 시대가 열린다. 차량의 사진을 보여주면 AI가 자동차 브랜드, 차종, 색상, 번호판 등의 정보를 비롯해 차량의 파손 여부와 사진 조작 여부까지 알아낸다.
현대캐피탈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이미지 판독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대출심사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자동차 이미지 판독 시스템은 차량의 이미지를 보고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차량 이미지 19만여장을 학습데이터로 활용했다.
AI는 차량 번호판의 위치, 색상 등을 비교해 이미지 위조 여부까지 판별한다. 총 470여 개 차종을 인식할 수 있다. 정확도는 97%에 달한다.
보통 중고차 담보 대출을 신청하려면 소비자는 대출 신청서와 함께 담보 차량의 사진을 첨부해야 한다. 심사 단계에서 담당자는 이를 눈으로 보고 데이터를 산출한다. 차량 존재 여부와 차종, 손상 여부 등을 육안으로 판별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검수 단계를 거치다 보니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정확도는 떨어진다. 대출 신청한 차량과 실제 차량이 다르거나 차량 일부가 사진과 달리 파손된 경우도 발생한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이미지 판독 시스템으로 대출 사기나 검수 과정의 오류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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