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유작 논문서 다중우주이론 난제 해법 논문 제시

벨기에 루뱅대학의 토마스 헤르토흐 박사와 공동 집필

김상훈 기자 승인 2018.05.03 15:5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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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문리 수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생전 모습.
 
[디지털뉴스=김상훈 기자] "머리는 오른쪽으로 뒤틀린 채 두 손은 컴퓨터 음성재생장치 조정기를 쥐고 휠체어에 앉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미지는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정신의 승리를 보여주는 진정한 아이콘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달 13일 향년 76세로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에 대한 부고기사 첫머리에 이렇게 썼다.

신체적 장애를 극복해낸 호킹 박사의 인생 스토리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가장 유명한 과학자 가운데 한 명'(BBC),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적 지성 가운데 한 명(더타임스), 가장 명성 있는 영국인 과학자이자 '시간의 역사(Brief History of Time)의 저자(텔레그래프) 등 이 시대 최고의 과학자로서의 업적과 나란히 하는 화제였다.

우주론과 양자 중력 분야에서 이룬 탁월한 학문적 업적은 55년에 걸친 그의 장애와 이에 굴복하지 않은 불굴의 의지로 인해 세상에 더욱 커다란 울림을 불러일으켜 왔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작고 직전 '다중우주(multiverse)이론'의 난제에 해법을 제시한 마지막 논문이 공개됐다.

3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호킹 박사는 '고에너지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서 다중우주가 무한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 우주와 다른 형태의 우주가 존재할 가능성도 이전에 추정되는 것보다 훨씬 적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은 벨기에 루뱅대학의 토마스 헤르토흐 박사와 공동 집필해 작고 열흘 전에 저널 측에 제출됐다. 헤르토흐 박사는 지난해 호킹 박사의 75회 생일기념 회의 때 이 이론을 공개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우리 우주가 빅뱅이후 '급팽창(inflation)'으로 생겨났으며 관측 가능한 우주에서는 이런 급팽창이 오래전에 끝난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우주 너머 저편에서는 급팽창이 영원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런 영구적 급팽창으로 우주가 무한대로 생기면서 우리 우주는 전체 중 일부에 불과하게 됐다는 것이 다중우주 이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우주가 무한대로 있고 형태도 제각각이라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일부는 우리 우주와 똑같거나 비슷할 수도 있지만, 아예 달라서 물리학의 법칙이 전혀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리가 사는 이 우주가 전체 우주에서 얼마나 일반화된 특성을 가진 것인지, 과학자들은 무엇을 관측해야 하는지 등의 근본적인 의문이 생기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가 다루기 어렵고 입증할 수 없는 다중우주이론의 난제로 여겨왔다.

호킹과 헤르토흐 박사는 이를 양자물리학과 끈이론(string theory)의 수학적 기법으로 풀어 새 논문에서 답을 내놨다. 다중우주가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우리 우주와 같은 물리적 법칙이 존재하는 우주만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우주가 많은 우주의 전형이며, 우리 우주를 관측하는 것이 다른 우주의 생성에 관한 이론을 정립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점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헤르토흐 박사는 새 이론이 기존의 다중우주 이론과 달리 물리학자들에게 다른 우주의 존재에 대한 예측을 시험하고, 이를 입증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의 애비 러브 교수는 이 논문에 대해 "고무적이지만 혁명적인 논문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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