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폐' 발행할까? 고민하는 한국은행

기존 금융권 중개기능 약화가 문제점...전문가들은 가능성 낮게 판단

김충식 기자 승인 2018.04.12 23:11 의견 0

[디지털머니=김충식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도께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10일 금융권 및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블록인프레스 주최로 열린 ‘제1회 분산경제포럼 2018’에서 안토니 루이스 R3 리서치 총괄이사는 “높은 회복력과 정보 비대칭성 해소 효과가 있는 CBCD를 한국도 곧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으로 전해졌다.


CBDC란 공공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민간 발행 가상화폐와 달리 중앙에서 직접 관리하는 화폐를 말한다. 따라서 암호화폐에 비해 수요 공급에 따른 가치 변동이 심하지 않고 안정돼 있어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분산적인 속성 때문에 손실이 있더라도 회복이 빠르며 모든 거래내역이 기록, 공유되기 때문에 투명성 또한 높다. 뿐만 아니라 분산원장 방식을 이용하는 CBDC는 현금처럼 인쇄나 저장, 위조방지를 위한 비용이 들어가지 않고 금융거래 인증과 검증 과정도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CBCD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과 중국, 인도 등이다.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과 중국 인민은행은 2016년 초 CBDC 발행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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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역시 지난 1월 가상화폐 공동연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와 관련된 문제도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청문회를 통해 “중앙은행이 안정성과 보안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상화폐 기술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한바 있다. 결국 한국은행의 경우도 CBDC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대로 발행 시기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BDC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한국은행 역시 가지고 있어 단시간 내 도입을 예측하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른바 암호화화폐의 존재 가치와 기존 금융권의 중개기능 약화가 그것이다.


특히 가상화폐 열풍이 초기 단계일 뿐 아니라 현 정부가 가상화폐는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도입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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