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혜성, 맨눈으로 못본다..태양과 가까워지면서 빛 잃어

김샛별 기자 승인 2020.04.29 18:06 | 최종 수정 2020.04.30 02:33 의견 0
미국 애리조나 레몬산천문대에 위치한 OWL-Net 4호기로 관측한 아틀라스 혜성. 지난 3월 30일 영상(왼쪽)과 이달 17일 영상(오른쪽)을 비교하면 혜성의 밝기가 확연히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자료=한국천문연구원)

[디지털머니=이혜선 기자] 아틀라스 혜성이 이달 초부터 급격히 빛을 잃고 있다. 이에 따라 예상됐던 아틀라스 혜성을 맨눈으로 관측하기는 어려워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자체 관측 시설인 OWL-Net(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을 이용해 'C/2019 Y4'(아틀라스 혜성)를 촬영했다고 29일 밝혔다.

아틀라스 혜성은 하와이대학이 개발하고 NASA가 지원하는 소행성 충돌 조기 경보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2월 발견된 혜성이다.

발견 당시에는 상당이 희미했으나 지구로 다가오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밝기가 증가했다. 올해 초 NASA(미항공우주국)은 지난 1997년 헤일-밥 혜성 이후 금성이나 초승달에 버금가는 밝기라고 밝혔다. 이 정도 밝기이면 북반구 밤하늘을 밝힐 대혜성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나사는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는 해질 무렵 서쪽 하늘에서 맨눈으로도 관측 가능할 정도로 밝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아틀라스 혜성의 밝기는 이달 초부터 급격히 어두워지고 있다.

천문연은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혜성의 중심 밝기가 타원형으로 일그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 궤도를 약간 벗어나면서 아틀라스 혜성은 태양과 가까워지면서 쪼개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0일 허블우주망원경 촬영 결과 혜성의 핵은 최소 10개 이상으로 쪼개진 것으로 확인됐다.

혜성은 타원 혹은 포물선 궤도로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를 말한다. 소행성이 바위(돌) 등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혜성은 먼지와 암석, 물 성분의 얼음 및 얼어붙은 가스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혜성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빛 등의 꼬리를 남긴다.

아틀라스 혜성의 공전궤도 및 현재 위치(4월 29일 기준) (자료=NASA JPL)

약 6000년 공전주기로 돌아오는 아틀라스 혜성은 현재 금성-지구 궤도 사이에 있다. 다음달 23일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다가온다. 같은 달 31일에는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근일점을 통과했다가 태양계 외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틀라스 혜성은 현재 밤하늘의 큰곰자리 근처에 위치한 기린자리에서 망원으로 관측할 수 있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다. 내달 중순쯤에는 페르세우스자리 근처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틀라스 혜성을 촬영한 OWL-Net(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은 인공위성과 소행성, 우주 잔해물 등 지구 주변의 우주물체를 관측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무인 광학 감시 전용 시스템이다.

한국, 미국, 이스라엘, 모로코, 몽골에 각 관측소가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총 5개 관측소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모아 총괄 관리·운영하고 있다. 각 시스템은 50cm 광시야 망원경과 CCD카메라, 고속 위성 추적 마운트로 구성돼 있다.

천문연은 "OWL-Net으로 인해 그동안 미국에 의존하던 인공위성궤도 자료를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 시스템을 활용하여 한반도 정지위성 및 우주잔해물 충돌 후보를 감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디지털 세상을 읽는 미디어 ⓒ디지털머니 | 재배포할 때에는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