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머니=주인하 기자]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라'

한국은행이 설립 64년만에 첫 1%대로 금리를 내렸다.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2000년대 초 카드사태와 벤처거품 붕괴 때에도 없던 일이다.

경기악화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선택이다. 

캡처.PNG▲ 출처 기획재정부(전년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변동률(%)
 

11일 한국은행이 64년 만에 금리를 1%대로 내린 것은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는 악화되는 데 물가마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년동기 대비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12월(0.8%) 1%대 밑으로 떨어진 뒤 1월 0.8%를 유지하다 2월 들어 0.5%까지 내려 앉았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완연한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수밖에 없는 추세다.

특히 1월 소비자 물가는 담뱃값 인상분을 제외하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0.06%) 추세로 반전했다.

반면 1월 소매판매는 전달에 비해 3.1% 줄었다. 1월 공업생산도 -3.7%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생활과 밀접한 슈퍼마켓(-19.5%), 대형마트(-15.6%), 백화점(-9.9%), 편의점(-6.1%) 판매는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금통위 위원들은 11일 낸 의사록에서 "소비와 투자가 뚜렷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제가 당초 전망 경로를 유지할 수 있을 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통위 위원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GDP(국내총생산), 분기별 GDP 순환변동치로 이같은 의견을 냈다.

금통위원들의 이같은 진단은 앞서 1월에 낸 경제전망에서 후퇴한 것이다. 한은은 당초 지난 1월 낸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 1분기 경기는 일시적 요인으로 악화된 지난해 4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사령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3일 "저물가 상황이 오래 지속돼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지 5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