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AI, 어디까지 왔나..암·치매 조기진단부터 치료계획까지

김동호 기자 승인 2020.04.23 17:17 | 최종 수정 2020.04.30 03:26 의견 0
환자 치료에 인공지능(AI)를 활용하고 있는 병원 (자료=MBC뉴스)

[디지털머니=김동호 기자] 의료·금융·유통·모빌리티 등 인공지능(AI)를 활용하는 분야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이미 AI를 이용해 송금이나 세금 납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아직 완전 자율까지는 아니지만 안전 운전을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AI 기능을 탑재한 모델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AI가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 중 하나는 의료계다. 첨단 과학이 발달한 인류가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한 각종 암이나 치매 등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AI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의학 관련 논문이나 진료 정보, 최신 학술지에 실린 의학 정보 등 의료계 관련 데이터는 방대하다.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 해도 이를 모두 이해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긴 어렵다. 

AI는 축척된 많은 의료 데이터를 토대로 짧은 시간에 환자에게 필요한 최적화된 진료를 도울 수 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정신과 상담을 하는데 인공지능 로봇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람인 의사에게 상담을 받을 때보다 오히려 더 편하게 로봇과 대화를 나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미 국내에서도 연세의료원, 서울 성모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AI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단순한 영상을 분석하거나 통계를 정리해주는 수준을 넘어 중환자의 사망 위험을 체크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AI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심장질환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국내 연구진이 미국 연구진과 함께 개발하기도 했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조정선 교수는 지난 2년간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의대 파소 생굽타 교수 등과 머신러닝 기법으로 심장 질환을 명확하게 진단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관련 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적용한 결과 일반 심장 초음파만으로 검사했을 때보다 10%포인트 이상 정확도가 높았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안저 사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죽상동맥경화증을 찾아내는 AI 모형을 개발하기도 했다. 눈으로 심혈관 질환을 판단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AI가 자리잡으면 의사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16년 IBM사의 암 치료용 솔루션인 왓슨이 국내에 도입된 이후 각종 진단과 예측, 투약 추천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 의료계 관계자는 "AI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의사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인공지능이 의사의 업무량을 줄여줌으로써 결과적으로는 환자들에게 더 집중해 더 유익한 결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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