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손'을 대체하는 로봇의 진화..계란 집고 가위질까지 척척

최인영 기자 승인 2020.04.17 11:15 | 최종 수정 2020.04.17 11:21 의견 0
로봇팔이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것뿐 아니라 섬세한 힘조절까지 가능해지면서 의수로서의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최인영 기자] 깨지기 쉬운 계란을 집거나 정교한 가위질을 하는 인간형 로봇손이 등장했다. 로봇 신체가 절단된 팔다리를 대신하기도 한다. 

로봇손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와 같은 섬세한 손동작도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신경 증폭 기술을 적용한 의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로봇 기술이 산업현장과에서 일상생활을 비롯해 의료 분야까지 확산하고 있다. 

■ 힘 조절도 완벽한 로봇손

딸기나 달걀을 집어 올리는 것처럼 세심한 힘 조절을 필요로 하는 작업도 척척 해내는 로봇손이 있다. 3kg이 넘는 무거운 물체도 거뜬히 들어 올린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지난 2월 공개한 인간형 로봇손은 사람 손가락을 모사한 로봇이다. 로봇손은 4개의 손가락과 16개의 관절로 이뤄져 있다. 물체와 닿은 사실을 감지할 수 있는 촉각 기능도 있다.

이 인간형 로봇손에는 힘 측정 센서와 피부촉각 센서가 붙어 있다. 사람처럼 손가락으로 힘 조절도 할 수 있다. 로봇손은 손가락마다 관절을 포함한다. 촉각 기능을 위해 손가락 끝과 마디·손바닥에는 힘 측정 센서도 장착하고 있다.

모든 손가락은 인간의 손처럼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셋째 마디 손가락은 사람처럼 위아래로 까딱까닥 움직일 수도 있다.

물건을 들어 올리는 힘도 기존 로봇손보다 세다. 기존 상용 로봇손이 집어 올릴 수 있는 무게는 4kg 정도다. 로봇손 자체의 중량은 2.4kg이다.

그러나 기계연의 로봇손은 무게는 1kg도 되지 않지만 3kg이 넘는 물체도 들어 올린다. 물건을 쥐는 힘도 알아서 조절한다. 힘 조절에 사용된 핵심 부품은 힘 센서다. 힘 센서는 로봇손의 손가락에 달려 있다. 지름 15mm, 무게 5g 이하의 초소형 센서다.

손가락 마디와 손바닥에는 피부형 촉각 센서도 달려 있다. 피부형 촉각 센서는 로봇손이 물체와 닿을 때 접촉 부위의 분포와 힘을 측정하는 센서다. 손가락 관절은 물체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각도와 궤적을 구분해 움직인다.

기계연의 인간형 로봇손은 ‘로봇 핸드기술’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 절단된 신경을 대신하는 로봇팔

절단된 신경에 로봇을 달아 사람의 팔을 대신하기도 한다. 신경 증폭 기술을 알고리즘으로 설계해 로봇팔에 넣은 것이다.

미국 미시간 의과대학은 '재생 말초 신경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보철용 손을 제어하는 기술을 지난달 공개했다. 인간이 원하는대로 의수·의족을 자연스럽게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철용 로봇손 기술은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로봇을 통제하는 방법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은 로봇팔에 실시간으로 신호를 보내는 알고리즘 개발에 성공했다. 환자들은 이제 원하는 방향으로 로봇팔을 움직일 수 있다.

로봇팔에는 신호 증폭 기술을 적용했다. 먼저 절단된 신경에 아주 작은 근육 조각을 이식한다. 이후 신경에서 증폭시킨 신호를 로봇팔에 즉시 보낸다. 증폭된 신호를 받은 로봇팔은 환자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신경에 메가폰을 주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유령팔 현상을 겪는 것을 고려해 진행됐다. 유령팔 현상은 신경을 절단한 환자들이 여전히 사지가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신경은 절단 수술이 이뤄져도 기능을 지속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아직 실험 단계에 있는 이 기술을 휴대용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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