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두뇌 신경 모방' 초저전력 AI 반도체 소자 국내 개발..KIST, 세계 최초

박민혁 기자 승인 2020.03.31 18:11 | 최종 수정 2020.04.30 03:31 의견 0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스커미온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뉴로모픽 컴퓨터 핵심 부품을 개발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자료=PIXABAY)

[디지털머니=박민혁 기자] 최근 글로벌 IT기업들과 연구기관들이 심층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새로운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성능 컴퓨팅, 서버 또는 엣지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연산능력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초당 수백 테라(Tops)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칩을 기술적으로 제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작 원하는 컴퓨팅 능력은 여전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송경미 박사, 주현수 박사, 장준연 소장 그리고 우성훈 IBM 박사 공동연구팀이 스커미온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뉴로모픽 컴퓨터 핵심 부품을 개발했다.

인간의 두뇌 신경을 모사한 인공지능 컴퓨팅 칩인 뉴로모픽(Neuromorphic) 칩은 기존의 반도체 칩이 갖는 전력 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데이터 처리 과정을 통합할 수 있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 자성구조체인 스커미온을 이용한 초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 부품. (자료=KIST)

연구진은 향후 이 부품을 더 작고 여러개를 연결해 기존에 사용하는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를 결합한 AI CPU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용돌이 모양의 나노 스핀 구조체인 ‘스커미온’은 특유의 구조적 안정성,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크기 그리고 생성 및 개수 조절이 용이한 장점을 가져 메모리, 논리소자, 통신 소자 등 차세대 전자소자에 적용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스커미온 기반의 인공 시냅스 소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연구 결과이며, 인간의 뇌를 가장 밀접하게 모사한 것으로 뉴로모픽 소자를 새롭게 제시하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KIST 연구진은 신경전달 물질과 동일한 원리로 스커미온의 수를 조절함으로써 시냅스 가중치를 변화시킬 수 있음에 착안했다.

스커미온 기반의 시냅스 모식도 (자료=KIST)

그동안 개념적으로만 제안되었던 스커미온 전자소자를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이를 기반한 시냅스 소자를 최초로 제작한 것으로 기존 시냅스 소자들에 비해 낮은 전압으로도 동작하면서도 높은 내구성을 갖는다.

KIST 송경미 박사는 “기존에 이론으로만 제시됐던 스커미온 기반의 인공 시냅스 소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연구 결과"라며 "전기적으로 제어되는 스커미온의 개수에 따라 시냅스 가중치를 제어함으로써 신경전달물질의 양으로써 시냅스 가중치를 조절하는 인간의 뇌를 가장 밀접하게 모방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이론으로만 제시됐던 스커미온 기반의 뉴로모픽 소자가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험 결과이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스커미온 기반의 뉴로모픽 소자 개발 연구 분야를 선도함과 동시에, 실제 차세대 초저전력 뉴로모픽 소자의 개발을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지난 16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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