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인공태양' 8초 지구를 밝히다..케이스타 1억도 플라스마 최장 운전

박민혁 기자 승인 2020.03.17 20:25 | 최종 수정 2020.03.20 14:56 의견 0
핵융합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 (자료=국가핵융합연구소)

[디지털머니=박민혁 기자] 한국이 만든 인공태양인 플라스마가 세계 최장 시간인 8초 넘게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형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가 섭씨 1억도 수준의 초고온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선 제4의 상태)를 8초 넘게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섭씨 1억 도는 태양 중심온도(1500만도)의 7배에 달하는 온도다. 이 상태의 플라스마를 8초 동안 운전한 것은 케이스타가 세계 최초이다.

플라스마는 태양이 빛을 발하는 핵융합 장치다.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땅 위에서 구현하려면 핵융합 장치 안의 플라스마 온도를 초고온으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양은 핵융합을 통해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살아 숨 쉴 수 있게 만드는 근원이 되는 빛과 열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태양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수소의 원자핵들이 충돌해서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때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로 바뀐다.

태양은 생성된 지 약 50억 년. 그리고 앞으로도 50억 년 이상 핵융합 반응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핵융합 과정 (자료=국가핵융합연구소)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것이다.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은 에너지로 변환한다. 이를 핵융합에너지라고 부른다. 높은 온도와 중력을 지닌 태양의 중심은 핵융합 반응이 활발히 일어난다.

하지만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과 같은 초고온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지구에서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을 통해 핵융합에너지를 얻는다.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플라즈마를 가두는 그릇 역할을 하는 핵융합장치와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수 억 도의 플라즈마 상태에서 수소원자핵들이 융합해 태양에너지와 같은 핵융합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영화 '스파이더맨 2'에서 핵융합을 실험하는 장면 (자료=유투브)


핵융합장치는 이 같은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진공용기 속에 넣고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가 벽에 닿지 않게 가두어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핵융합장치 벽면에 직접 닿는 부분의 온도는 수 천 도에 불과하다. 핵융합장치는 이처럼 태양에서와 같은 원리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고 해 ‘인공태양’이라 불리기도 한다.

인공태양의 에너지는 바닷물에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원료로 해 자원 고갈이 염려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원자력발전과는 달리 방사성물질의 발생이 거의 없고 온실가스의 배출이 없어 ‘꿈의 미래 에너지’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번 성과는 오는 10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핵융합 연구자들의 올림픽 'IAEA 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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