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고된 '모바일 신분증'(DID, 탈중앙화된 신원식별 시스템)·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정부의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로 탄생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전자증명 인증 네트워크 ‘이니셜’이 본격 가동됐다.
‘이니셜’은 3대 DID 연합체(이니셜 DID 연합, DID 얼라이언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중 '이니셜 DID 연합'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른바 ‘이니셜 DID연합’ 서비스 주축인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금융권이 DID 기반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중에서도 모바일 신분증 시대 신호탄을 가장 먼저 올린 곳은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소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신원증명 시스템(분산ID, DID)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사원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바일 사원증’ 서비스는 NH농협은행이 참여 중인 ‘이니셜 DID 연합’에서 제공한다. 즉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DID 기술을 기반으로 NH농협은행과 SK텔레콤이 공동으로 구현한 첫 DID 상용 서비스다.
DID 개념도
분산ID 기술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신원증명을 관리하는 전자신분증 시스템을 말한다. 이를 활용하면 개인이 개인정보를 통제하는 권리를 갖게 되며, 기관이 개인정보를 보유해 발생하는 개인정보의 대량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근무 중인 NH농협은행 임직원 개인은 ‘모바일 사원증’을 신청·발급한 후, 출입인증은 물론 출퇴근까지 관리할 수 있다. 또 향후에는 ‘모바일 사원증’으로 방문예약과 간편 결제도 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 5월에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출시 예정
모바일 신분증 사업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 형태의 신분증을 대체한다. 신분증뿐만 아니라 청소년증, 학생증, 주민등록 등·초본도 스마트폰에 저장해 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특히 오는 5월부터 차량공유 서비스 '쏘카(SoCar)'를 이용할 때나, 편의점에서 술·담배 등 연령제한이 있는 물품을 구매할 때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플라스틱 신분증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모바일 운전면허증'(사진)으로 운전자격이나 연령을 증명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 적용 분야(자료=SK텔레콤)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이용하면 이용자의 성명이나 주소 등 다른 개인정보는 노출하지 않으면서, 운전자격 여부나 나이만 증명할 수 있어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타인의 운전면허증 도용으로 인한 무면허 운전의 위험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규제샌드박스 제도 1년에 대한 브리핑 자리에서 "지난해 9월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한 '모바일 운전 면허증 서비스'를 오는 5월 시작하기 위해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에서 신분증이 구현되는 모바일 운전 면허증을 통해 기존에 플라스틱 운전 면허증 분실 및 범죄 가능성은 낮추고 재발급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증권업계도 상반기에 비대면 신규계좌 발급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올 상반기 블록체인 기반 비대면 신규계좌 발급에 나선다.
금융결제원(금결원)이 개발 중인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DID)을 활용해 비대면 계좌를 개설, 모바일 금융상품 가입절차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는 모바일 투자 상담을 받은 후, 스마트폰에 저장해 둔 모바일 신분증으로 각종 신원인증은 물론 신용등급과 대출자격 등을 증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DID 얼라이언스'를 이끌고 있는 통합인증·보안업체 라온시큐어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금결원의 분산ID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모바일 신분증)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우선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모바일 신분증 접목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라온시큐어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플랫폼 '옴니원'을 바탕으로 금결원이 진행 중인 '모바일 신분증'의 첫 실증사례가 나오는 것이다.
금결원은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약 26개 금융기관과 분산ID 기반 로보어드바이저(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전산 작업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즉 다른 금융기관들도 각사 서비스 로그인이나 전자서명 인증 절차에 DID 기술을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는 비대면 금융상품 가입 과정에서 실명확인을 할 때 매번 진행해야했던 신분증 촬영이나 영상통화 등 확인절차를 대폭 간소할 수 있다는 게 라온시큐어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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