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어디까지 왔나] ④ 꿈의 언어에 머물고 있는 '블록체인 거버넌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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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2 10:28 | 최종 수정 2020.03.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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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거버넌스'는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방법을 말한다. 현실에서는 영리 추구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자료=한국정경신문)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 저자=조연호 작가] ‘거버넌스’의 등장은 오래됐지만,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거버넌스에 참여하면서도 본인이 모르기까지 한다. 이유는 거버넌스가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보통 '민관 거버넌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민관'의 주도권은 시기에 따라 다르고, 공무원의 이해에 따라 달랐다.
국내에서 초기 거버넌스의 등장은 1990년 후반부터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시민단체 수와 그 성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아울러 선거와 대표 선출도 민주적인 절차로 실행하다 보니, 과거 강한 정부보다는 ‘민’과 협치하는 정부의 모습이 적절해 보였다. 게다가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니, ‘거버넌스’는 당연한 통치 방법이라고 여겨졌다.
초기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는 '민관'중 '관'에 방점을 찍었다. 왜냐하면 거버넌스를 운영할 자원이 거버먼트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서히 그 중심을 '민'으로 옮겨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주도권을 시민에게 이양하는 건 이론적으로는 바람직했다. 그러나 시민은 시스템에 무지했다. 그러니 회의 결과 이후 추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당연히 성과도 좋지 않았다.
현재는 민관 거버넌스 형태보다는 관의 자문단 역할로서 거버넌스 형식을 취할 때가 많다. 당선자의 공약을 검토하고, 추진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하는 데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수준이다. 이런 경우 참여도 수준은 소극적이고 일정 기간 지나면 조직 자체가 사라진다.
'블록체인 거버넌스'는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방법을 말한다. 개인이나 일부 세력의 독점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의 협의를 의미한다. 그러나 거버넌스의 역사를 살펴볼 때 자원이나 권력을 독점, 혹은 많이 차지하고 있는 개인이나 조직이 거버넌스를 자문단 형태로 바꿨음을 알 수 있다. ‘나에게 힘이 있는데 왜 다른 의견을 들어야 하는가?’가 정해진 결론이다. 더욱이 '블록체인'은 탈중앙과 평등의 깃발을 들고 등장했지만, 국가·사회적인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영리 추구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재 대기업의 수익 증대와 생산성 향상 목적을 중심으로 정착하고 있음도 부인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거버넌스'는 꿈의 언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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